비인가 행정정보 무단유출 논란을 두고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면충돌했다.
앞서 기재부는 김 부총리를 고발인으로 심 의원과 보좌진을 정보통신망법 및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심 의원도 김 부총리를 포함한 기재부 관계자를 무고 등의 혐의로 맞고발했다.
심 의원과 김 부총리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서로 언성을 높이며 격한 설전을 벌였다.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각각 큰소리로 지원사격에 나서 본회의장 곳곳에선 고성과 욕설도 뒤섞여 나왔다.
먼저 심 의원은 정부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을 통해 정보를 취득한 방법을 화면으로 시연한 뒤 기재부의 정보 관리 실패라며 맹공을 펼쳤다.
심 의원은 “제 보좌진은 해킹 등 전혀 불법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100% 정상적으로 접속해 자료를 열람했다”며 “단순 클릭을 통해 들어갔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이 뻥 뚫려있었다. 데이터가 있고 열려있으니 접속한 것”이라며 “정부에서 정보관리 실패를 나에게 덤터기 씌우고 누명을 씌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심 의원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부총리는 “의원님은 불법적으로 얻은 정보를 계속 말씀하고 계신다”며 “그 루트를 찾아가는 데는 적어도 6번의 경로를 거쳐야 하고, (파일에) 감사관실용이라는 경고가 떠 있는데 무시하고 들어간 것이다. 그걸 다운로드를 100만건 이상 하는 건 분명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적법성 문제는 이견이 있으니 사법당국 판단에 맡기자”고 한 뒤 내려받은 100만건 이상의 자료와 관련해선 “빨리 반납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심 의원이 “함께 공개 시연을 해보자”고 하자,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녹화한 시연 과정 동영상을 재생한 것을 떠올려 “이미 하시지 않았느냐. 그러고 싶은 생각 없다. 비인가 영역에 들어가는 위법성 있는 시도를 제가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취득한 정보 중 정부와 청와대의 부적절한 예산 사용 정황이 있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특히 “세월호 미수습자 마지막 참배일에 청와대는 바에서, 영흥도 낚싯배 사건 때 맥줏집에서, 밀양 병원 화재 때 맥줏집에서 밤에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내용이 있다”고 쏘아붙였다.
김 부총리는 청와대의 기존 해명을 반복하면서 “그렇게 말해서 국민을 오해하게 하는 것은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김 부총리가 ‘불법’이라는 단어를 쓸 때마다 한국당 의원들은 야유와 함께 “뭐야”라며 소리 질렀고, 민주당 의원들 역시 심 의원이 발언에 “사과하세요”라고 외치고 김 부총리의 반박에 “옳소” 하며 힘을 실었다.
/최정용기자 wes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