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정왕동 중앙완충녹지 4km가 최근 산책길 명소가 됐지만 정작 공단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이 주거지역에 유입되지 않도록 조성한 소나무 상당수가 생기를 잃거나 고사된 채 방치돼 있어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26일 시와 정왕동 주민들에 따르면 공단과 주거지역 사이에 조성된 중앙완충녹지는 시화지구 개발사업 당시 공단에서 발생한 악취와 대기오염이 주거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1996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했다. 시는 2008년까지 수백억 원을 투입해 32만5천 그루의 수목을 식재하기도 했다.
시민 김모(54)씨는 “푸르렀던 완충녹지 숲이 해가 지날수록 점점 시들어 가고 있다”면서 “죽어가는 소나무가 수 백 그루에 달해 피해가 심각한데도 관리하는 사람 한 명 못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소나무는 죽은 것이 아니며 ‘소나무줄기마름병’에 걸려 마치 죽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3년 전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병이 발생해 회복 방안을 찾았지만 인력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으로 자연회복될 때까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원수처럼 소량의 소나무는 가지치기나 솎아주기 등의 방법으로 회복방안을 찾을 수 있지만 완충녹지라는 특수성과 대량 발병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시흥=김원규기자 k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