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9 (수)

  • 맑음동두천 -4.3℃
  • 맑음강릉 1.1℃
  • 맑음서울 -1.2℃
  • 맑음대전 1.5℃
  • 구름많음대구 2.1℃
  • 맑음울산 0.6℃
  • 흐림광주 4.4℃
  • 구름조금부산 3.6℃
  • 흐림고창 3.3℃
  • 구름많음제주 9.6℃
  • 맑음강화 -3.1℃
  • 맑음보은 -1.6℃
  • 흐림금산 2.7℃
  • 구름많음강진군 4.3℃
  • 맑음경주시 -2.3℃
  • 구름조금거제 2.8℃
기상청 제공

 

 

 

인연론

                           /이선



딸아이, 까만 눈동자



낙타가 사막 위를 뜀박질하오

“히힝” 기쁜 소리들



어제 펴놓은 사막이불 위에

뽀드득, 발자국을 남깁니다



사막여우 눈, 깊은 샘에는

덜 자란 호수 속에

반짝이는 초승달이 박혀 있다는

깨달음



내일 아침밥상은 아내 눈 속에서



지는 저녁놀



나는 맨발로 출근합니다

- 이선 시집 ‘갈라파고스 섬에서’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딸과 아들을 만나게 되었을까. 혈육의 인연이 된다는 것이 어쩌면 사막에 있는 모래 한 알 정도의 가능성이겠지만, 그런 가능성이라서 우리의 인연은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소중하니, 딸아이의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사막 위를 뜀박질하는 것도, 덜 자라 아직은 어두운 초승달빛도, 아내의 눈 속에서 지는 저녁놀의 아쉬움도 기쁨과 아름다움의 일들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맨발로 출근을 한다 해도 거뜬하다.

/김명철 시인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