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7일 당 의장직을 사퇴함에 따라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이 이를 승계했다.
입각으로 거취를 정한 정 의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장직 사퇴를 공식 표명했다.
정 의장은 회견에서 "오늘 열린우리당 의장직을 물러나 평당원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면서 "제2기 참여정부가 힘차게 출발한 만큼 열린우리당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하며, 당원이 주인이 되는 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선전을 진두지휘했던 정 의장은 "질풍노도와 같은 민심의 바다 한 가운데서 `사즉생'의 각오로, 이기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고 말리라는 생각으로 뛰어왔다"며 소회를 밝힌뒤 자신의 입각 문제에 대해서는 "임명권자가 알아서 할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휴식과 재충전, 새로운 모색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11일 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서 2위로 선출됐던 신 위원이 차점자가 승계토록 돼있는 당헌에 따라 당 의장직을 맡아 152석의 원내 과반 여당을 이끌게 됐다.
천정배 원내대표의 당선에 이어 `탈레반'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개혁 원칙론을 강조해온 신기남 의장 체제가 들어섬에 따라 17대 총선후 여당은 신기남-천정배 투톱 체제를 중심으로 개혁 드라이브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의장직을 승계한 신 의원은 회견에서 "우리당에 빛나는 승리를 가져다준 정 의장의 빈틈을 어떻게 메울지 참으로 걱정"이라며 "지금은 당의 체질을 정비하고 당을 새롭게 건설할 때이며, 여론을 봐가며 체제정비를 충실히 이행하는 당 의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의장 승계자는 또 "개혁 시스템의 개선은 민생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근본목적이 있다"며 "절차를 갖춰 여론을 수렴하며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지도체제 정비와 관련,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도 있으나,현 지도부 출범 1주년인 내년 1월께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진용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어서 신 의장 체제가 약 8개월 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의장과 함께 박영선 대변인과 김영춘 의장 비서실장도 이날 사퇴했으며, 열린우리당은 곧 후속 당직인선 등 체제 정비에 착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