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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수원 장안구 경로잔치 어르신도 지역상인도 ‘함박웃음’

 

 

 

동네 식당 10~20곳 나눠 열려
정형화된 행사 탈피 ‘호평일색’
“아는 사람들과 먹으니 만족”
“식당도 알리고 매출도 올라”

신태호 구청장 “어르신 섬기고
지역경제도 도움되는 행사 준비”


매년 이맘때면 1천명 넘는 어르신들이 뷔페 등 대형식당에 모인다. 수십대의 전세버스를 이용해 도착한 어르신들은 지역 정치인의 축사와 기관장 인사가 30여 분 이어지고 나서 서둘러 갈비탕 한그릇 먹고 선물 하나 받아서 식당을 나선다. 5월이면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흔하게 목격할 수 있는 의례적인 경로잔치 모습이다.

수원시 장안구의 올해 경로잔치가 달라지면서 어르신과 봉사자, 지역 상인들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1일 장안구에 따르면 구는 4월 25일 연무동을 시작으로 5월 8일 어버이날을 전후해 열리는 경로잔치를 지역식당을 이용한 소규모 단위로 진행하고 있다.

각 행정동별로 진행되는 경로잔치는 지역 내 식당을 정하고, 규모에 따라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200명 이내 어르신을 초청해 식사를 제공한다.

식당이 10여 개 이상으로 나뉘다보니 기존처럼 국민의례 등 의식과 정관계 인사말이 사라졌고, 다양한 음식과 반찬이 제공되면서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크게 높아졌다.

특히 거주지 인근 식당에서 음식을 제공받으면서 버스 이동에 따른 불편과 천명이 넘는 인원이 식사하는데 따르는 혼란도 사라졌다.

경로잔치를 준비하는 행정기관 입장에서는 버스 운영을 하지 않아 사고 위험도 줄고, 운임비 대신 음식의 종류를 늘릴 수 있다.

지역단체 회원들과 봉사자들도 어르신을 내 부모님처럼 제대로 모실 수 있어 기존 경로잔치보다 훨씬 좋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상인들이 화색이다. 행정동 별로 적게는 10곳에서 많게는 20곳의 식당을 섭외해 장안구 내 98개 식당을 경로잔치에 활용하면서 소상공인들이 식당도 알리고, 매출도 올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

경로잔치에 참가했던 김모(79) 할머니는 “지난해 뷔페서 잔치할 때는 이동도 힘들고,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도 지루해 안 갔다”며 “올해는 인근 식당에서 아는 사람들과 편하게 대화도 하면서 음식도 잘 먹었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장안구 연무동의 한 식당 주인 정모(62)씨도 “지역단체 활동을 하다보니 경로잔치 날은 점심 장사를 접고 봉사했는데, 이번에는 매출도 올리고 어르신들에게 해드리고 싶었던 만큼 반찬도 많이 만들어 드릴 수 있었다”며 “경로잔치의 의미가 제대로 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신태호 장안구청장은 “어르신을 섬기는 경로잔치를 만들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을 논의한 결과 굳이 한 곳에서 대규모로 경로잔치를 하지 말자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앞으로도 정형화된 행사보다 주민의 만족도를 최대한 고려해 행사 등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k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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