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건 국무총리는 24일 노무현 대통령이 조기개각을 위해 요청한 3개 부처 장관에 대한 각료제청권 행사를 고사하고 사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의 집권2기 개각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해, 빨라야 새 총리에 대한 국회 인준절차가 끝나는 내달 중.하순께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 총리는 이날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을 방문한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각료제청권 행사 요청을 받은 뒤 "대통령의 복귀후 첫 개각을 물러나는 총리가 제청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누가 될 것 같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거듭 죄송하다"고 말하고 사표를 제출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따라 25일 국무회의에 앞서 고 총리와의 `정례 미팅'에서 고 총리의 뜻을 받아들여 사표를 수리하거나, 수리 의사만 밝히되 고 총리가 자신의 임기로 생각하는 오는 29일에 가까운 시점에 사표를 수리하고 총리대행체제를 가동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 대통령은 고 총리의 사표수리에 즈음에 새 총리 후보를 지명, 국회 임명동의를 위한 인사청문회에 대비하고, 총리인준 절차가 끝난 뒤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개각 시기가 한달 가량 늦춰지게 되면서 개각폭도 당초 계획됐던 통일,보건복지, 문화관광부 등 3개 부처에서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개각구도가 주목되고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국무조정실장은 원래 총리와 손발을 맞추는 자리"라며 "국무조정실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으며 일각에서는 법무, 국방, 여성부 등 일부 부처도 개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관급 인사후 일부 차관급 후속 인사 방침을 밝히고 "개각 시기가 늦춰진다면 꼭 3자리로 못박는 것은 신통치 못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