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야생동물 번식기인 여름철을 맞아 새끼 야생동물 보호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29일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센터 개관 이후 현재까지 구조된 야생동물 356마리 중 83마리(23.3%)는 어미를 잃은 채 미아상태로 발견돼 센터로 옮겨졌다.
그러나 미아 상태로 들어온 새끼 중 절반 이상은 잘못된 구조로 부모와 생이별을 한 사례로 보고있다.
센터 관계자는 “새끼 야생동물의 경우 구조해야 할 상황과 놔둬야 할 상황을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어미가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새끼의 필수적인 먹이활동이 불가능해진 경우에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 둥지에서 떨어진 새끼 조류는 고양이 등 포유류의 먹잇감이 되기 쉬워 둥지에 다시 올려주거나 인공 둥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미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홀로 남겨진 새끼를 동정심으로 구조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이 같은 경우 구조된 새끼들은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라 하더라도 어미의 능숙함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센터로 옮겨져도 결국 죽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센터는 “새끼 야생동물을 불필요하게 구조하는 행위는 ‘납치’나 다름없다”며 “그저 멀리서 지켜보는 ‘와치(watch)’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사람이 있어서 어미가 새끼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조언했다.
라도경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장은 “위험에 처하거나 다친 야생동물을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것에 감사드리지만 야생동물의 생태를 잘 몰라 불필요하게 구조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구조로 부모와 생이별하게 되는 야생동물이 없도록 주의를 조금 더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