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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맥주·소주세(稅)개편 속앓이

몇 해 전 ‘4캔에 1만원’하는 수입 맥주가 대형 마트, 편의점에 등장하자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가 매우 높았다. 초기 ‘싼게 비지떡 아니냐’라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지금은 주당들이 선호하는 맥주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 진출한 수입 맥주 브랜드는 500여 종에 달한다, 대형 마트에서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이들 맥주는 국산보다 50∼60%가량 비싸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주세(酒稅)체계 덕분(?)이다.

맥주 주세는 72%다. 그런데 국산과 수입의 과세 방식이 다르다. 수입 맥주는 수입가에 관세(15%)가 붙은 수입신고가격을 과세표준으로 해서 72%를 부과한다. 판매비나 이윤 등은 수입업자들이 그 뒤에 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산 맥주는 72% 세율이 적용되는 금액에 제조원가는 물론 판매비, 이윤까지 포함된다. 국내 주세는 도수에 따라 차등을 두는 종량제가 아니라 판매가에 세율을 적용하는 종가제다. 과세표준의 차이로 국산 맥주 355㎖ 한 캔당 주세 395원이 붙지만 수입 맥주엔 212∼381원만 부과된다. 게다가 수입맥주는 업자가 판매가·증정품 규제 없이 소비자와 직거래할 수 있다. 수입 맥주의 파격 세일이 가능한 이유다.

맥주엔 주세만 있는 게 아니다. 주세의 30%만큼 교육세가 붙고, 이를 합친 액수에 10% 부가가치세를 더한다. 제조원가가 100인 맥주의 최종 출고가는 212.96이다. 일본(43.8%)이나 영국(33.1%)에 비해 높고 독일보다 100배 이상이다.

소비자의 불만이 높아지자 지난해부터 정부가 맥주를 포함, 50여 년 만에 주세 체계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물론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복병이 나타났다. ‘소주값이 오를 수 있다’며 소주 업계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정부가 개편안을 슬그머니 유보했다. 그런 정부가 지난 2일 개편 초안을 내놨다. 요약하면 맥주·막걸리는 종량세로 전환하고, 소주·위스키는 종가세로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눈치 보기’ 끝에 내논 정부의 초안, 속앓이가 엿보인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