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유소년을 상대로 벌인 전직 프로야구 선수의 불법 약물 투여 사태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선수협회는 4일 “아마추어 야구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해 약사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전직 프로야구선수 이모 씨를 규탄하며 프로야구 단체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어린 아마추어 야구선수들에게 약물을 권유하고 직접 약물을 주사했다는 이 씨의 행위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고 분노한다”고 덧붙였다.
선수협회는 “수사에서 혐의가 확정되는 대로 이 씨를 야구계에서 추방해야 한다”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KBO 사무국에 이 씨가 지도자로 발붙일 수 없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게임회사에도 이 씨의 초상권이 사용되지 않도록 요청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선수협회는 이 씨의 야구 교실에서 훈련한 KBO리그 현역 선수 송승환(19·두산 베어스)과 고승민(19·롯데 자이언츠)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선수협회는 해당 선수들에게 확인한 결과 두 선수는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뒤 기술 훈련을 하고자 이 씨의 훈련장을 찾았을 뿐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해당 선수들을 지도해 프로의 지명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이 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이 씨의 신빙성 없는 주장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두 선수는 전날 구단을 통해 결백을 주장했다.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회장 이순철)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직 선수 이 씨의 학생 선수 금지약물 투여 혐의 논란에 관해 사과했다.
한은회는 “한 명의 프로야구 은퇴선수가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하는 금지 약물을 성장기의 청소년에게 투약해 여러 이득을 취한 불미스럽고 심각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는 스포츠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한은회는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와 정정당당한 스포츠의 정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회는 “KBO 사무국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도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