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첫 발생지인 파주에서 2건의 추가 확진 판정이 나왔다.
2일 새벽 파주 파평면 소재의 돼지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데 이어 이날 낮 파주시 적성면 돼지 농가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이 파주에서만 4건, 국내 전체로는 총 11곳으로 늘어났다.
적성면에서는 지난달 24일에 이은 두 번째 확진이다. 적성면 주월리의 농가는 방역 조치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울타리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최근까지도 잔반을 먹이로 준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질병 예방을 위해 잔반 급여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최초 발생지이자 중점관리지역으로 설정돼 방역 총력전이 진행 중인 파주에서부터 ‘구멍’이 생긴 셈이다.
더욱이 해당 업체는 행정기관이 파악하기 어려운 무허가 농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평면 농장은 전날 오후 어미돼지 1마리가 폐사하고, 4마리가 식욕부진 증상을 보여 농장주가 파주시에 신고했다.
파주시와 방역 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확진 농가의 돼지들을 살처분하고 있다.
이날 파주에서 ASF 확진 판정 소식이 연이어 알려지자 지역 양돈농가는 침통한 기색이 역력하다.
파평면 인근 덕천리에서 돼지 2천200마리를 키우는 이모(47)씨는 “ASF가 1주일 넘게 잠잠해 (돼지 열병이) 끝나가나 했더니, 또다시 2개 농장이 확진을 받아 초조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제발 우리 농장에는 돼지열병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법원읍에서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이윤상 한돈 파주시 회장도 “농가에서는 소독과 방역만 집중하는데, 인근 농장들에서 추가로 ASF가 확진돼 걱정”이라며 “이제 농장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하소연했다.
적성면의 양돈농장주 김모(62)씨는 “ASF가 발생한 지 보름이 조금 넘었는데, 방역 당국은 원인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파주지역의 돼지는 절반이 죽어 나갔다. 시간만 끌다 지역 양돈 산업이 초토화되는 게 아닌지 막막하다”고 우려했다.
/파주=최연식·김현수기자 khs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