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등 道 효자종목 포함
10개 종목 70명 선수 전학 계획
“道, 운동 전념할 여건 안돼
최저학력제 등 유독 심해”
道교육청 “학생 특수성 등 고려
빠른 시일 안에 대책 마련계획”
경기도내 스포츠 꿈나무이자 학교체육 유망주들이 내년 시즌을 앞두고 대거 타 시·도로의 전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기체육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경기도교육청과 도내 각 종목단체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시에서 막을 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이후 각 종목별로 올해 전문체육 대회 일정이 대부분 마무리 된 가운데 다수의 종목에서 도내 초·중·고에 재학중인 전문체육 유망주들이 타 시·도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전학을 계획한 학생선수 대부분이 지난 5월 열린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나 최근 열린 제100회 전국체전에서 도대표로 출전하는 등 경기체육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기체육의 근간인 학교체육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년 전국체전에서 종목우승을 차지하며 경기도의 효자종목으로 손꼽히는 A종목의 경우 3~4명의 중·고교 학생선수가 서울 등으로 전학을 계획하고 있고 또다른 효자종목인 B종목에서도 9명의 학생선수가 서울, 대전 등으로 전학을 고려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C종목에서는 도내 랭킹 1~4위 학생선수를 포함한 12명이 서울, 강원, 충남, 세종, 경북 등으로 소속을 옮길 계획이고 D종목에서는 20여명의 학생선수가 서울, 전남 등지로 전학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E종목에서 10명의 중·고교 학생선수가 경북, 서울 등으로 전학을 준비하고 있고 F종목에서 6명, G종목에서 4명, H종목에서 3명, I종목에서 2~3명, J종목에서 1명 등 본보가 조사한 10개 종목에서 70여명의 학생선수가 경기도를 떠나겠다고 마음먹을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선수들이 전학을 계획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최근 도입된 최저학력제와 합숙훈련 금지, 학교 운동부 전문지도자들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에 따른 여파 등으로 훈련 여건이 악화된 것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또 주 52시간 근무와 무기직 전환으로 인해 지도자가 타 시도로 이적하자 지도자를 따라 함께 타 시도로 전학을 가거나 도내 실업팀이 없어 실업팀이 있는 다른 지역으로 전학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학을 결심한 한 학생선수는 “전문체육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싶은데 학교에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고 있다”며 “최저학력제나 합숙금지, 전문지도자의 주 52시간 근무 등이 모든 지역에서 적용되지만 유독 경기도가 더 심한 것 같아 전학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종목단체 관계자는 “현재 학교체육 정책은 전문체육 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은 정책인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는 현 정책으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할 대안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체육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꿈꾸는 학생선수들을 위해 보다 현실적인 정책이 마련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체전 기간에 학생 선수들이 타 시·도로 유출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최저학력제의 경우 지정된 과목이 아니라 학생이 과목을 선택하게 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중이다”라며 “학생선수들의 특수성을 고려해 그에 맞는 대책을 준비하고 있고 빠른 시일 안에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시행된 여러가지 정책으로 학생선수들은 물론 전문 지도자들도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경기도에 맞는 맞춤형 전문체육 제도를 만들어 빠른 시일 내에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학생선수와 지도자, 학부모들께서도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