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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미륵신앙의 요람, 법주사1

 

 

 

오늘은 단풍과 함께 법주사로 여행을 떠나보자.

매표소를 지나면 숲길을 따라 법주사로 향한다. 사찰의 중심영역으로 가기까지 걷는 이 길이 여행자에겐 여유와 힐링의 시간이다. 이 길에서 일주문을 비롯한 몇 개의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

일주문 좌우로는 제법 큰 도로가 나 있다. 오른쪽으로는 차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어 차량이 지나갈 때의 일주문과 차량이 없을 때의 일주문의 모습이 사뭇 달라 보인다. 차량이 없을 때는 숲속에 안긴 듯 주변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지만 차량이 지나갈 때는 어색함이 가득하다. 일주문은 단청에 푸른 계열의 색을 많이 사용해 멀리서도 파란 색의 기운이 일주문을 전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일주문의 편액은 2개가 있는데 전면과 안쪽에 걸려 있다. 안쪽에 ‘俗離山 大 法住寺(속리산 대 법주사)’라 쓰인 편액 글씨체가 독특하다. 문자도와 비슷하다. 문자도의 읽기 어려움을 배려해서일까 한자로 주석을 붙인 것이 흥미롭다.

일주문을 지나 부도전으로 가보자. 부도전은 고승들의 부도를 한 곳에 모신 것으로 부도는 승려들의 사리를 모신 승탑을 말한다. 법주사 부도전은 부도의 생김새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부도전을 지나면 하마비를 만날 수 있다. 하마비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곳에 이르러서는 탈 것에서 내리라는 표지석이다. 궁궐이나 종묘, 관아 등의 앞에 세웠다. 법주사에도 하마비가 세워져 있는데 뒷면에 ‘火巢(화소)’라 쓰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화소’란 산불이 옮겨 붙는 것을 막기 위해 수목이 없게 조성한 공간을 말한다. 하지만 법주사에는 주변에 수목이 가득하다. 따라서 화소를 새겨놓은 것은 이 곳에서는 불을 사용하지 말라는 화재 경계지 임을 의미한다.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함으로써 화재를 예방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사찰의 전각들은 나무로 지어져 화재에 취약한데, 사찰의 위치가 주로 산중에 있어 산불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사찰에서는 화재예방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인다.

하마비를 지나면 3개의 비석을 만날 수 있다. 속리산사실기비와 봉교비석, 그리고 벽암대사비가 그 주인공들이다. 봉교비석과 벽암대사비는 외부에 노출되어 있지만 속리산사실기비는 전각을 지어 그 안에 세웠다. 6칸의 전각 규모에 겹처마 지붕, 단청을 한 모습으로 ‘俗離實記碑閣(속리실기비각)’이라는 편액을 달고 있다. 속리산사실기비는 속리산의 내력을 적은 것으로 현종7년에 세워졌다. 비문내용은 우암 송시열이 지었다. 속리산이 명산이라는 내용을 비롯해 세조가 행차한 사실, 그리고 수정봉 위에 있는 거북바위의 내력 등에 대해 적혀 있다.

벽암대사비는 조선중기의 고승인 벽암대사의 행적을 기록한 것으로 현종 5년에 세워졌다. 임금의 교지를 받들어 세운 봉교비석은 3개의 비석 중 가장 작고 소박한 모습이다. 철종 2년에 왕의 명령을 새긴 비석으로 ‘속리산에 함부로 들어오지 말고 승려들에게 잡역을 시키지 말라’는 내용의 금표석이다.

이제 법주사 중심영역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자. 첫 번째로 만나는 문이 금강문이다. 금강문은 법주사의 대문역할을 하는 문이다. 중앙 통로는 문양이 새겨진 전돌을 깔아 대문의 격을 높였다. 금강문 안에는 금강역사와 문수보살, 그리고 보현보살이 모셔져 있다. 금강역사는 사찰로 들어오는 잡신과 사악한 무리를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가 담겨 있다. 문수보살은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로 여기서 지혜란 불법의 큰 깨달음을 의미한다. 문수보살은 푸른 연꽃을 들고 푸른 사자를 탄 모습이다. 보현보살은 부처님의 덕을 행하는 보살로 흰 코끼리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법주사 경내로 들어서면서 어지러운 마음과 생각들을 내려놓게 된다. 내가 얻고자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잡스러움을 내려놓아야 함을 금강문을 통해 깨닫게 된다. 마음이 어지럽고 생각이 복잡하다면 법주사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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