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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물, 여주인공의 비명, 그리고 겁에 질린 인물의 얼굴, 특유의 놀래킴…
공포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가 이런 요소들이 주는 재미 때문이라면 18일 개봉하는 영화 '령'(靈)은 장르적 재미에 충실한 영화라고 할 만하다.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어둠의 공포, 관객의 가슴을 습하게 만드는 물기, 섬뜩함을 안겨주는 배우들의 진짜 같은 연기는 맘 먹고 소리를 지르려고 극장을 찾은 공포영화 팬에게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즐거움이다.
'사회학과 2학년 민지원(김하늘)'.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정신을 차린 후 얻게 된 이름이다. 사실 기억이란 버스에 놓고 내린 우산과 같은 것. 그저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게 그녀의 최선이다. 한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지원은 기억을 되찾는 것을 포기하고 유학을 떠날 결심을 한다.
이런 그의 곁에는 항상 자신을 돌봐주는 평범한 복학생 준호(류진)가 있다. 하지만 뭔가 의심스러운 점이 없지 않은 듯하다. 깨어난 뒤 처음 만났다지만 왠지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 같은 것. 이상하기는 유일한 식구인 히스테리 투성이의 어머니도 만만치 않다.
매일 밤 비슷한 악몽이 계속되던 어느날 그녀에게 유정(전희주)이라는 친구가 찾아와 말을 건넨다. 같이 여행을 떠났던 친구 네 명 중 은서(전혜빈)가 숨졌다는 것. 이상한 것은 실내에서 죽었는데도 익사체처럼 폐에 물이 차서 숨졌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죽은 친구가 꿨다는 악몽은 지원을 비롯한 다른 친구들에게도 찾아오는 반갑지 못한 손님이다.
이제 유정과 또 다른 친구 미경(신이)마저 비슷한 방법으로 숨을 거두고 꿈에서만 보이던 긴 머리에 물에 젖은 령(귀신)이 현실에도 자꾸 나타나면서 지원을 둘러싼 공포는 점점 커져간다. 여행을 떠난 사람 중 남은 사람은 지원뿐. 혼란스러워하던 그녀는 기억을 더듬어가며 함께 떠났던 여행지로 향하고 영화는 마지막 반전을 향해 치닫는다.
영화의 장점은 비교적 잘 정리된 물음과 해답에 있다. 공포영화의 익숙한 이미지(아이콘)들이 이 영화를 충실한 공포영화로 만들었다면 주인공이 과거를 발견하며 '왜'를 찾아가는 과정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미스터리로 작용한다.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의 비밀, 남자친구나 갑자기 나타난 친구들에 대한 궁금증, 하나씩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들… 한가지 한가지씩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받으며 퍼즐 맞추기를 하다보면 마지막에는 꽤나 신선하고 소름끼치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감독은 이 영화로 데뷔하는 스물아홉 살 김태경 감독. 어디선가 다른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들이 많아 자신만의 화면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편이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비교적 매끄러운 연출력으로 성공적인 데뷔작을 내놓았다. 처음 공포영화에 도전하는 김하늘을 비롯해 신이, 남상미, 전희주 같은 신인급 배우들의 호연도 관객에게 소름을 전해주는 데 성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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