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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사랑이라는 선물을 훔치는 산타

블랙 산타만의 외로움 극복기
순수함에 전하고픈 위로

 

 

 

산타클로스라 하면 하얀 수염이 덥수룩하게 나 있고 빨간 옷에 인자한 웃음을 짓는 할아버지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블랙 산타’의 산타는 이러한 산타와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소 다르다.

부리부리한 커다란 눈, 높다란 담을 풀쩍풀쩍 손쉽게 넘을 듯이 가늘고 긴 다리, 금방이라도 기다란 혀를 날름거려 선물을 쓱싹할 듯 커다란 입 등이 그 경우들이다.

무엇보다 블랙 산타는 어둠 속에 슬그머니 모습을 감추는 그림자처럼 아무도 모르게 집 안으로 숨어들어 선물을 가져간다. 선물로 남몰래 기쁨과 행복을 나누어 주고 다니는 산타클로스와는 정반대인 셈이다.

사실 작품 속 블랙 산타는 추운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이하기 전까지 외로운 아이였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떠들썩한 분위기는 세상을 행복하게 물들이고 있지만 아이에겐 선물을 줄 가족은 물론 친구도 없었다.

결국 집 안에 더는 머물 수 없었던 아이는 밖으로 뛰쳐나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뛰어들기로 한다.

그게 바로 선물을 건네는 산타가 아닌, 선물을 가져오는 산타 ‘블랙 산타’인 것이다.

친근감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블랙 산타는 남루한 산타 복장을 하고 굴뚝을 몰래 들어간다.

밤이 다 가기 전에 선물을 하나라도 더 가지려는 것이다. 그렇게 선물 꾸러미가 가득 차고,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선물이 많아졌지만 블랙 산타는 조금도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 세상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외로움을 어떻게 이겨 내야 하는지 모르는 블랙 산타에게서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의 방황과 반항이 엿보이기도 한다.

책은 조금만 눈높이를 낮추면 세상은 달라 보인다는 것을 전달하고 있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사소한 것들이나 들리지 않았던 이야기가 들려오는가 하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게 될 때가 있다.

블랙 산타가 선물을 가지러 다니며 마주친 가족들의 모습도 이처럼 선물이 없어도 아빠와 함께하는 게 더 좋은 아이, 서로 선물을 양보하는 가족, 불우이웃 돕기 모금함 등이었다.

블랙 산타는 이 모든 광경을 목도하며 자신을 돌이켜보게 된다.

저자는 “주위에 블랙 산타처럼 혼자라 너무 외롭고 쓸쓸해서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등을 토닥여 줄 것”을 전하며 “이를 통해 블랙 산타가 가져갔던 선물보다 더 귀하고 값진 마음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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