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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족쇄, 리벤지 포르노를 고발한다

가해자는 주로 전 남성 파트너·피해자는 여성 압도적
사회적 문제 급부상 불법촬영·사생활 노출 분석
공유하는 가해자들이 갖는 공통적인 심리도 설명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리벤지 포르노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인터넷 보안회사 맥아피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5명 이상이 휴대용 전자기기를 이용해 성적 이미지나 동영상을 공유하거나 저장했으며 전혀 모르는 사람과 공유한 경우도 1.6명에 이른다고 한다.

젠더와 섹슈얼리티 간의 차이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회적 현상을 연구하는 매튜 홀과 제프 헌은 ‘리벤지 포르노’를 통해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급부상한 불법 촬영과 상대방의 동의 없는 사생활 노출 현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오늘날 리벤지 포르노라 불리는 사회적 문제가 불거진 원인은 세계 각국에서 상호 간의 동의를 얻지 않은 성적 이미지나 동영상을 제지할 만한 법률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영국 특허청과 미국 헌법과 연방 저작권법에서는 이미지 생산자(사진을 찍은 사람)가 저작권을 보유하기 때문에 사진이나 동영상에 찍힌 사람이 동의하지 않아도 생산자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에서 실시한 한 조사에서는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의 80퍼센트가 문제의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료에 대한 법적 권리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매튜 홀과 제프 헌은 현존하는 최대 리벤지 포르노 사이트인 마이엑스닷컴을 비롯해 각종 포르노 사이트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소셜 미디어 등에서 리벤지 포르노 콘텐츠와 함께 게시글을 탐색했다.

이를 통해 저자들은 가해자의 심리를 읽어낼 뿐만 아니라 심지어 게시자들이 자신의 신상을 은연중에 노출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두 저자는 리벤지 포르노를 공유하는 가해자들에게 공통적으로 피해자를 벌 받아 마땅한 인물로 취급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상관없이 모든 게시글 사례들이 다양한 예상 열람자들을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울러 수많은 게시자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경고의 메시지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도 연구조사를 통해 밝혀냈다. 이러한 게시자들은 안전하지 않은 성적 관행, 위생, 성적문란함 등에 대해 고발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이롭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입장을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정리함으로써 관계가 끝난 데 대한 보복이라는 비난을 피해 나갈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해자의 심리 상태를 한층 깊이 있게 이해하면 젠더폭력을 촉진하는 소셜 미디어 사용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얻게 되고, 미래에는 좀 더 효과적인 개입을 약속할 수 있다.

무엇보다 책은 리벤지 포르노와 관련 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 학자, 연구자 그리고 전문가에게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자료가 될 것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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