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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해바라기

 

 

 

해바라기

                                  /정옥선



가는 손 유난히 털며 머리를 연신 흔든다

키 크고 눈도 맑은 중년의 미남이지만



오늘은 엄마, 엄마, 엄마,

원장님만 찾는다



미용봉사 육 년 동안 이런 적이 없었는데

진땀만 빼다가 가위질을 주춤한다



원장님 손을 잡고서야

긴 불안이 멈췄다



보름 전 출혈이 심해 병원을 갔었단다

모두들 끝인가 하고 하얀 벽만 바라봤다고



창 너머 긴 해바라기의

흰 털들이 환하다



- 정옥선 시조시집 ‘딴죽’ 중에서

 

 

어떤 이는 금수저를 입에 문 채 금줄을 잡고 태어난다. 어떤 이는 썩은 새끼줄이나 잡고 구멍 난 호주머니에 달랑 흙수저 하나 넣고 태어난다. 어떤 이는 백년을 살아도 끄떡없을 건강을 지니고 태어난다. 어떤 이는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도 고역일 만큼 몸과 마음이 아프게 태어난다. 어떤 모습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능력의 차이가 아니다. 사람의 진정한 능력이란 몸과 마음이 가난한 이들에게 줄 수 있는 ‘엄마’의 마음이다. 그들을 위해 진땀을 빼는 미용봉사의 가위질 같은 것이다. /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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