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사랑의 장면이 새겨져 있는 것은 잘 빚어진 고대 그리스의 항아리만이 아니다. 남녀의 육체적 교합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토우(土偶. 흙으로 빚은 인형)를 신라인들은 간직하고 있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경마장 건설이 추진된 경주시 손곡동과 물금리 일대에 대해 1996-2000년 조사한 발굴보고서 '경주 손곡동ㆍ물금리 유적'은 그동안 출토된 것보다 훨씬 노골적으로 남녀의 성관계를 묘사한 신라 토우를 공개해 눈길을 끈다.
손곡동 이전까지 출토된 100점 이상의 신라 토우는 각종 동물을 형상화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 죽은 이 앞에 엎드려 곡하는 사람의 모습 등 다양하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발굴지역은 신라시대 토기 및 숯가마 밀집 지역으로 밝혀졌다. 이곳 출토 유물과 경주시내에 밀집한 4-6세기대 적석목곽분 발굴 성과를 대비할 때 손곡동 일대에서 생산된 각종 물품은 경주시내에 공급됐음이 확실시된다.
손곡동 출토 유물에는 112점에 달하는 토우가 포함돼 있다. 동물을 표현한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오랏줄에 묶인 죄수를 형상화한 작품도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두 남녀의 적나라한 성애의 모습을 표현한 토우 한 점.
이번에 공개된 이 토우는 기존의 것들과 다르게 남녀의 교합 상태가 측면단면도 형식으로 강조된 것이다. 남성이 두 손으로 여성의 머리채를 감싸안은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일부가 파손돼 여성이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는 알아보기가 어렵다.
남녀의 성관계를 나타낸 토우는 주로 무덤에 사용됐다. 신라인들이 이런 토우를 무덤에 넣은 것은 "풍요와 다산을 위한 의식"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죽은 자가 저승에서도 이승처럼 성의 즐거움을 느끼며 영생(永生)하기를 바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