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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이 쓴 예수의 ‘자서전’

마가복음에 따라 고난 등 다뤄
전지적 1인칭 시점으로 설명
예수 내면의 진솔함 표현

 

 

 

우리 민족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지 200년, 아직도 온갖 광신과 요설이 창궐하지만 우리의 예수 이해는 여기까지 왔다.

이 책은 도올의 예수전이지만, 예수가 자신을 고백하는 자서전의 형식으로 쓰여졌다.

2천년 전 갈릴리 풍진 속의 예수가 직접 전지적 1인칭 자신의 시점으로 담담히 그가 행한 천국운동의 실상을 그려낸다.

이것은 새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고, ‘마가복음’의 예수가 ‘나는 이렇다’라고 자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예수의 갈릴리 사역과 예루살렘에서의 십자가 수난의 모든 과정이 마가복음의 일정에 따라 다뤄진다.

특별한 형식의 이 책은 모든 상황을 오로지 예수의 관점과 예수 자신의 언어로 발언한다.

그러기에 예수 내면의 진솔한 느낌까지 담아낼 수 있어 독자에게 예수의 속마음이 곡진하게 전달된다.

그동안 예수에 대해 단편적 인상들만 난무해왔는데 이제 누구든지 예수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가 쉽게 가능해진다.

이 책의 저자 도올 김용옥이 진행해온 신학연구의 특징은 성서라는 문헌 자체에 대한 엄정한 텍스트 분석을 기본으로 하는 것에 있다.

그는 양식비평과 편집비평이라는 서양성서신학의 모든 성과를 바탕으로 동양사유의 깊이를 종합했다.

그래서 도올에 의한 예수 이해는 인문적 상식의 기초위에 무한한 종교적 영성을 획득한 것이다.

이 책은 도올이 걸어온 50년 신학탐색여정에서 가장 빛나는 금자탑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마가복음에 대한 치밀한 분석으로 예수라는 인물의 실제적 정황을 찾아내고자 한다.

AD 70년 예루살렘 멸망 이후의 폐허에서 예수를 인류의 보편적 메시아로 어필시키려는 마가의 차원 높은 의도와 사상적 고뇌를 포착해 저자는 2천년 전의 예수를 피가 돌고 맥박이 뛰는 생동하는 오늘날의 인물로 살려낸다.

이 책 ‘나는 예수입니다’에 등장하는 예수는 마가복음의 예수이다.

마가복음은 모든 복음서의 원형이고 복음서라는 장르를 탄생시켰다.

마가복음에 그려지는 예수는 실제 갈릴리 지평에서 활동했던 역사적 예수에 가장 근접한 진실한 예수의 모습이다.

마가가 증언하는 예수의 메시지는 2천년의 시대를 뛰어넘어 이미 근대적 사유의 정수를 선취했다.

가난한 자, 병든 자, 여성과 어린이, 장애인 등 모든 억압받는 사람들이 예수에게는 우선적인 관심과 존중의 대상이었다. 삶의 고통 속에서 애달파하는 인간들에게 예수는 한없는 연민을 베풀었다.

예수의 가장 중요한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였고, 예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누구든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이 실천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만이 예수의 확실한 가르침이다.

이제 이것 이외의 허상의 예수를 찾지 말자.

/정민수기자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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