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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올바른 선택, 코로나 위기 살리는 힘이 된다

 

 

 

 

 

이틀 후면 여야 간 말이 난무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의 희비(喜悲)가 판가름 난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으로 나라 안팎으로 닥친 위기를 해결할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말로만 국민을 위하는 척 횡설수설한다.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진정 어려움에 처한 국민을 살리는 국가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려는 정치인이 보이질 않는다. 얄팍한 꼼수 수준의 말장난 개혁만 외친다. 정치인들은 언제나 말이 앞선다. 말은 곧 그 사람의 영혼이다. 말한 이의 철학이고 사상의 핵(核)이고 씨앗이다.

한 번 입에서 떨어진 말은 감옥과 같은 구속력을 가진다. 말하는 사람의 높은 책임성도 함께 진다. 말이 천금보다 무거워야 한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정치지도자의 생명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정치는 국민과의 약속의 게임이다.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국민을 존중하는 일이다. 말은 ‘빈 말’이어서는 안 된다. 비전이 ‘채워진 말’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 말은 화살이 과녁에 적중하듯이 들어맞는다.

총선이 끝나고 국회에 입성(入城)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치를 보여주겠다.”고 개원식 때 선서했던 국회의원들이다. 싸움하고 투쟁하는 정치가 아닌 일하는 정치를 보여 주고 싶다고도 했다. 과거 어느 의원은 “머리 쓸 일보다 몸 쓸 일이 더 많더라.”고 하소연할 정도였다. 4년마다 새롭게 국회가 구성되지만 매번 이런 일이 반복된다. 왜 그럴까. 비민주적 정당 운영에서 비롯된 일이다. 여야 국회의원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 보다는 하향식 전달에 익숙한 정당 문화가 가장 큰 문제다. 국회 제도개혁이 아무리 이뤄져도 정당이 국회를 지배하는 방식으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 되풀이 될 뿐이다. 국회의원 하나하나는 법적으로 ‘단독제’ 국가기관이 아닌가. 200여 개의 특권을 누리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자리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책임 있는 존재’가 돼야한다. 그런데도 강제적 당론(黨論) 속에 정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무력함 때문이다. 정당의 기율(紀律)보다는 정책민주주의를 더 강조하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정치인은 자기가 말하는 것을 결코 믿지 않기 때문에 남이 자기 말을 믿으면 놀란다.” 드골이 정치인을 빈정거린 말이다. 정치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는데 저마다 무지갯빛 약속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한두 번 속아본 우리 국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확한 정책비전과 이슈 제시로 표를 호소해야지 대부분 지역 문제, 지역 정서에 호소한다. 대한민국호를 이끌 300인의 선량(選良)을 뽑을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가 중요하다. 이틀간 진행된 4?15총선 사전 투표율도 전국평균 26.69%다.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다. 경기도는 23.88%다. 코로나 사태로 유권자들이 밀집한 곳을 피한 탓인지, 아니면 이번 총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 투표의지가 나타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이번 총선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따라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유권자 입맛에 맞춘 포퓰리즘(populism) 공약이 넘친다. 초유의 경제위기상황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정책은 보이질 않는다.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700조원대를 넘어서는 등 나라 살림 형편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가 최악의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퍼주기’ 선거공약으로 재정건정성 악화도 심각할 듯하다. 돈을 푸는 거로는 한계가 있다. 생존위기에 몰려 있는 기업들을 살려야 한다. 과감하고 신속하게 기업규제를 풀어 코로나19 위기 이후 지속가능한 경제를 준비해야 한다. 극심한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 그만큼 제21대 국회는 할 일이 중차대하다. 제대로 된 인물을 잘 뽑아야 하는 이유다.

정치란 꿈을 현실로 바꿔가는 일이다. 정치에선 꿈을 흔히 비전이라고 부른다. 비전이란 미래를 내다보고 그려보는 것이다. 꿈은 선명할수록 큰 힘을 발휘한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충격과 공포로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는 코로나 시국이다. 코로나로 휘청대는 우리 삶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악마는 착한 사람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 승리한다. 나라의 미래가 유권자의 밝은 눈에 달려 있다. 무조건 투표소에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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