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가 임기 개시후 22일이 지나도록 원구성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예결위의 상임위화, 법사위원장 배분 등 핵심 쟁점을 놓고 막판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이미 지난 7일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마쳤어야 하지만, 현재 법정 기일을 13일이나 넘긴 상태다.
개원협상이 지연되자 김원기 국회의장은 21일까지 원구성에 합의할 것을 촉구하면서 "여야간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부득이하게 국회법 정신과 국회의장에게 부여된 권한에 따라 정상적으로 국회가 운영되도록 노력할 수밖에 없다"며 조속한 원구성을 종용했다.
열린우리당 이종걸 수석원내부대표와 한나라당 남경필 수석원내부대표는 지난 19일 TV 시사프로그램 녹화차 만나 원구성 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휴일인 20일에도 접촉을 계속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개원 임시국회부터 예결특위를 상임위화하자는 입장이었으나 정기국회때부터 예결위를 상임위화하는 등 시기를 못박아 줄 것을 제안했고, 운영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넘겨줄 경우 법사위원장 자리를 양보하는 선에서 원구성에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국회개혁특위를 신속히 구성해 예결위 상임위화 문제를 논의하되 국회개혁특위 위원장을 야당에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운영위는 법사위 못지않게 국회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상임위이기 때문에 여당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이종걸 수석부대표는 20일 "야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은 적이 없고, 소수당이 법사위원장을 한 적이 없다"며 "그동안 운영위원장을 거론하지 않았던 것은 법사위원장보다 더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었고, 야당이 법사위원장 대신 운영위원장을 달라고 하는 것은 양보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국회개혁특위를 신속하게 구성해서 예결위의 상임위화 등을 논의하고, 개혁특위 위원장직을 야당에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야당측에) 전달했다"면서 "일괄타결 입장에서 제안한 것이 마지노선이고 더 이상 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예결특위의 일반 상임위 전환에 대해선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라면서도 "다만 도입 시점에 대해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정기국회부터 예결위를 일반 상임위로 전환하는 등 여당이 예결위의 상임위 전환을 분명하게 못박아준다면 그 시기에 대해선 협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또 법사위원장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까지는 "국회에서 여당을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게이트 키퍼'인 법사위원장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국회 운영위원장직을 한나라당에 할애할 경우 법사위원장직도 양보할 수 있다고 한 발짝 물러났다.
원구성 협상과 관련, 김원기 의장은 21일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여야 원내대표들을 불러 타결을 촉구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