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원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열린우리당 내 `상임위원장 경쟁'이 다시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당은 지난 14일 소속 의원 151명의 상임위를 가배정하고 상임위별로 호선을 통해 임시간사를 선출했지만 선수를 초월한 의원들간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면서 곳곳에서 진통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당이 여당 몫으로 정한 11개 상임위 중 여당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맡는 운영위(천정배)를 비롯해 정보위(문희상) 국방위(유재건) 문화관광위(김원웅)외에 나머지 상임위원장 인선은 매우 유동적이라고 20일 원내대표실 관계자가 밝혔다.
당초 정무위에 가배정됐던 유인태(재선) 의원이 행자위의 이근식(초선) 의원과 자리를 맞바꾸면서 4선의 이용희 의원과 경쟁관계에 놓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 의원은 "위원장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상임위원장 배정을 3선 이상으로 제한하자"는 이용희 의원의 제안에 따라 문광위원장 후보에서 밀려난 것으로 비쳐지면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최고 노른자로 꼽히는 건교위도 상황이 복잡하다. 이석현(3선) 의원이 위원장을 맡거나 재선인 이호웅 의원에게 양보하는 분위기였으나 신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대전시당위원장인 재선의 박병석 의원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
박 의원은 "당헌?당규에 상임위원장은 호선하도록 돼 있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재정경제위에 가배정된 3선의 이미경 의원이 교육위원장을 맡을 것이 확실시되는 등 협상 결과에 따른 상임위원장 후보들의 연쇄 이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목소리가 큰 초선들의 움직임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 초선 의원은 "과거 관행을 버리고 당헌.당규를 따르는 게 원칙"이라며 "원구성 협상이 끝나면 위원장직 도전을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