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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와 정치권의 필독서 된 이재명의 '상고이유보충서'

방송토론서 허위사실로 의혹 제기
일부사실 부진술 이유 처벌은 부당
사실의 부진술 반대허위사실 공표와 달라
2심 허위사실공표 처벌은 죄형법정주의 위반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건 아니건 요즘 대한민국 최고의 관심사는 단연 부동산과 함께 대법원 선고를 앞둔 ‘이재명 지사’다.

 

‘공정’과 ‘공평’의 가치를 내세워 선 굵게, 또 시원시원하게 정책을 발굴하고 집행하는 이 지사의 ‘경기도정’은 취임 이후 2년이 지난 지금, 굳이 일일이 성과를 내세우지 않아도 ‘역시’라는 말로 요약될 만큼 만족도가 높다.

 

그런 이재명 지사가 직접 자신의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제출한 ‘상고이유보충서’가 화제다. 과거 1980~90년대 민주화운동 시절 운동권은 물론 대학생과 지식인의 필독서로 불렸던 ‘유시민의 상고이유서’ 만큼이나 법조계와 정치권의 필독서로 떠오른데 이어, 지지자는 물론 국민적 관심 속에 한번쯤은 읽어봐야 할 작품으로 꼽힌다.

 

특히나 유시민의 상고이유서와 달리 감성에 대한 호소 등의 부차적 요인 없이 깔끔한 문장과 논리력으로 자신의 입장을 담담히 밝히고 있다는 평가 속에 여전한 일부의 악의적인 왜곡과 각색 등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 편집자 주 

 

 

이재명 지사는 지난달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법원 허위사실공표사건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상고이유보충서를 공개하면서 “수차 해명에도 일부에서 저의 대법원 사건내용을 왜곡하거나 다른 내용으로 알려지고 있어, 마지막 제출한 상고이유보충서를 해명삼아 공개한다”며 “토론녹취록, 고법판결, 공개된 대법원 재판쟁점을 보고 오보나 억측을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선 이 지사의 공개처럼, 대법원에 게시된 ‘사건 개요와 쟁점’은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과 관련해 다른 후보자가 TV토론회에서 한 질문에 대해 피고인이 이를 부인하면서 일부사실을 숨긴(부진술) 답변이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지”이다. 

 

이 지사는 “정신질환으로 가족과 공직자 등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하시던 형님은 치료기회를 놓치고 증상이 악화돼 자살교통사고를 내며 정신병원을 전전하다 2017년 11월 고인이 되셨고, 정신질환자인 형님 때문에 고통당하면서도 어떻게든 치료를 하기 위해 법에 따른 강제진단치료를 원하셨던 어머니도 자식을 가슴에 묻은 채 올해 3월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님이 정신질환을 인정하지 않고 치료를 시도한 피고인에게 악감정을 가진 채 직권남용범죄자로 모는 바람에 ‘불법정신병원 강제입원시도 의혹’이 생겼고 ‘불법강제입원’의혹으로 발전했지만, 정신질환 형님을 법에 따라 진단치료 하는 것이 시민안전과 본인건강을 위해 옳다고 봤고, 강제처분 대상자가 형님이고 반발한다 해 예외를 인정해서는 안된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2012년 직무로서 강제진단을 시도한 것에서 비롯된 ‘정신병원불법강제입원(시도) 의혹’은 전국적으로 퍼져 선거 때마다 문제가 됐고 2018년 선거에서도 김영환후보가 2018년 5월 16일 이 의혹을 기자회견에서 주장했다”며 “며칠 후 TV토론회에서 김영환은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을 빙자해 ‘불법으로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키려고 진단서를 조작하고 직권을 남용했다’는 허위사실을 공표하며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TV토론회에서 김영환은 대뜸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였지요’라고 물었는데, 세간의 의혹에 기초한 ‘불법강제입원을 시도했냐’는 취지가 분명했다. 이는 김영환이 법정증언에서 스스로 인정한 사실이고, 의혹을 제기하며 공격하는 김영환이 적법행위를 물을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의혹의 존재와 김영환의 의혹제기 사실, 토론회에서 이 의혹으로 공격할 것을 알았던 바, 이 질문을 당연히 불법강제입원의혹을 묻는 것으로 이해해 이를 부인했고, 이어진 김영환의 진단서조작이나 직권남용 등 구체적 불법행위 주장에 대해서도 본인 관할하에 이뤄진 적법행위였음을 해명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절차진행에 (이 지사의) 책임이 있음은 다툼 없는 대전제였고, 다만 그 행위의 불법여부가 쟁점이었으므로 김영환은 ‘절차개시 지시’에 관심이 없었고 질문도 하지 않았다”라며 “절차개시 지시는 토론쟁점과 무관했고, 본인의 행위임을 전제로 그것이 적법행위임을 해명하는 마당에 ‘내가 공무원에게 절차개시를 지시했다’고 말할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대법원 요약쟁점과 관련된 원심판결의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관련해서도 “2심은 ‘절차개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은 안했지만 사정을 종합하면 절차개시 지시사실을 숨김(부진술)으로서 ‘절차개시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반대사실을 공표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을 왜곡하는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 했는데 문제가 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또 “‘불법강제입원시도 의혹’ 논쟁에서 허위사실 공표는 오히려 김영환이 했다. 적법한 직무(직권남용 무죄)로서 불법이 아님에도, 김영환은 (이 지사의) 진실에 기반한 해명을 들은 후에도 ‘불법강제입원(시도)’ 의혹을 계속 제기하며 질문을 빙자해 ‘관권을 동원하고 직권을 남용하지 않았으면 이런 진단서가 나올 수 없다’는 등의 구체적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라며 “진실을 말하며 해명하였을 뿐 허위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 의혹에 대해 자발적으로 말한 것이 아니라 김영환의 공격적 질문 때문에 해명이 필요한 범위에서 답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대의 부당한 허위사실 유포에 맞서 진실을 밝히며 해명 반박하는 과정에서 일부 허위가 있다 해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례도 많은데, 상대의 허위사실공표에 맞서 이를 반박하면서 일부 사실을 부진술 했다 해 반대허위사실공표로 처벌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토론에서 상대 질문에 사실대로 답하면서 일부 묻지도 않았고, 쟁점도 아닌데 표현하지 않았다고 처벌하겠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진술 강요”라며 “사실의 부진술을 이유로 반대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있다면, 자백이 없어도 자백으로 평가해 인정하면 그만이어서 고문(拷問)조차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지사는 “사실의 부진술이 반대허위사실 ‘공표’일 수 없고, ‘사실의 왜곡’은 ‘허위사실의 공표’와 같을 수 없어 ‘허위사실의 공표’만 처벌해 2심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며, ‘중요부분이 아니면 허위사실공표가 될 수 없다(99도5190 대법원판결)’, 사실의 진술’이 아닌 ‘의견 진술’은 허위사실공표가 될 수 없다(2006도8368 대법원판결)는 판례도 있다”며 “선거공정성을 해치며 유리하도록 한 것도 토론에서 의혹을 확산하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은 상대 후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마지막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상대의 공격적 질문에 사실대로 답하며 사실의 일부를 부진술하면 그 반대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원심 판결은 잘못”이라며 “특히 시간이 제한적 제약속에서 즉흥적 질문과 답변을 이어가야 하는 생방송합동토론회에서는 토론자 발언을 허위사실공표로 처벌함에 있어 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2007도2879 대법원판결)”라고 강조했다.


또 “합동토론회에서 불법행위라는 허위사실을 들어 공격하는 상대 질문에 사실대로 적법행위였음을 해명하면서 전체사실 중 질문사항도 쟁점도 아닌 일부 사실을 부진술했다고 국민관심사라는 이유로 사후평가를 통해 반대허위사실 공표로 인정하면 방송토론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선거의 자유는 극도로 제약된다”라며 허위사실공표가 아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 경기신문 = 박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