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 맑음동두천 9.9℃
  • 맑음강릉 16.5℃
  • 박무서울 12.5℃
  • 구름조금대전 15.2℃
  • 구름많음대구 12.0℃
  • 구름많음울산 13.0℃
  • 맑음광주 13.9℃
  • 구름조금부산 16.3℃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5.7℃
  • 구름많음강화 13.1℃
  • 구름조금보은 11.0℃
  • 구름많음금산 11.9℃
  • 구름많음강진군 13.5℃
  • 구름많음경주시 9.3℃
  • 구름조금거제 17.8℃
기상청 제공

[김훈동칼럼]부모는 우의 좋게 나눠먹는 형제를 사랑한다

 

부모는 먹을 것을 혼자 독차지하는 형제보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형제를 사랑한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가도 변치 않는 진리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동생이 칭얼대도, 떼를 써도 끝까지 부모나 형은 진정시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약자인 동생은 그럴 수도 있다. 그게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부모는 언제나 형제간에 서로 나누고 우애 있게 지내길 바란다. 형제가 먹을 것을 갖고 다투는 건 흔하다. 다툰다고 그들이 영원한 남이 아니다. 남이 될 수도 없다.


요즘 국회를 보면 권력이라는 먹을 것을 갖고 싸우는 것 같다. 내가 형이니깐 더 많이 차지해서 먹어야 한다. 아니다. 동생은 몸이 약하니 하나라도 더 먹어야 산다. 그것도 영양가가 높은 걸 먹으려고 한다. 너나없이 부모 입장에서는 공평하게 먹길 바란다. 또 그렇게 나눠 주려고 애쓴다. 집안이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그렇다.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이고 바람이다.


지금은 나라 안팎이 어렵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전쟁 상황이다. 국민정서도 날이 갈수록 피폐해져 간다. 무엇보다 실업 등 경제 현안을 속히 풀어야 한다. 경제가 바닥이다.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다. 힘을 합쳐도 돌파하기가 어렵다.


이럴 때 삼권(三權)의 한 축인 국회가 뒤뚱거리고 있다. 물경 35조원 이르는 사상 최대 추경안이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물론 여당 단독이다. 그나마 국회 밖에서 제기한 야당의 비판에 밀려 예산 증액 및 자신의 지역구 민원성 예산을 끼워 넣으려다 멈췄다. 국민이 바라볼 때는 재정투입이 아무리 급하더라도 국민세금인데 꼼꼼히 국민 편에서 따져봐야 하는 게 옳은 일이다.


국회는 행정부 견제가 책무다. 국민이 뽑아줄 때는 한 사람을 보고 표를 준 것이다.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차 추경안 통과를 재촉했더라도 여야가 원 구성을 마치고 했어야 옳다. 야당도 상대가 있는 것인 만큼 타협점을 찾아 먹을 것을 챙겨야 했다. 어떻게 다수당의 주장을 소수당이 다 꺾을 수가 있을까. 합당한 논리를 펴 여당을 최대한 설득시켜 나가면 된다. 옳고 그름은 국민이 지켜보고 언론이 비쳐준다. 더 중요한 것은 후일 역사가 영원히 증거 해준다. 


이미 버스는 지났다. 35년 만에 18개 상임위원장 전석을 독식했다. 1987년 민주화를 세운지 처음 있는 독식이다. 싹쓸이는 민주화 시대 이전 체제로 회귀한 듯해 씁쓸하다. 이유야 어찌 됐던 간에 국민은 불안하다. 마치 부모가 볼 때 형이 혼자만 먹겠다고 다 움켜줬기에 그렇다. 동생도 문제는 있다. 언제까지 땅바닥에 주저앉아 떼를 쓰며 칭얼댈 것인가. 걱정하는 부모 마음도 헤아려야 한다. 꼬인 매듭을 박병석 국회의장이 풀어야 한다. 헌법상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입법부 수장이다. 국회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게 할 책임이 있기에 그렇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명처럼 더불어 정치를 펼쳐가야 한다. 100-1=0 이라는 말이 있다. 비록 한 사람이라도 그 한 사람이 중요하다. 국회 300석 가운데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의원은 없다. 더불어 가야한다. 대다수 국민은 그걸 바란다. 그래야 나라가 평온하다. 국민이 불안에 하지 않는다. 미래통합당도 그렇다. 미래를 보며 정치를 펼쳐가야 한다. 소수라 하더라도 존재 의미와 가치는 충분하다. 속히 등원하여 의원 상임위 편성을 마치고 행정부를 감시해야 한다. 동물국회라고 비난 받던 20대 국회와 달라야 하지 않나?


21대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당선소감이 권력 핵심의 의지를 충실히 집행하자는 뜻은 아닐 것이다. 국회는 여야 간 타협을 통해 시간을 두고 입법과 행정부 견제와 함께 재정 감시를 해야 한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안 좋다. 과욕이나 과식은 늘 경계해야 한다. 거대 의석은 국민이 만들어줬다. 행정부가 제대로 옳게 펼쳐가는 지를 감시하고 견제하라는 뜻이다. “힘은 모든 것을 정복한다. 그러나 그 승리는 짧다”고 링컨은 갈파했다. 여야 의원들이 음미해야 할 경구(警句)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