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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잡은 글씨꾼’ 김상훈 캘리그라퍼가 전하는 글의 힘

김상훈 캘리그라퍼 “취미로 시작해 직업으로”
2015 대한민국 서예대전 입상→차근차근 경력 쌓아
kt위즈 유니폼 작업·국립 한글박물관 강사 위촉 등

“캘리그라피는 나 자신이자 나만의 이야기”

 

“저는 붓잡은 글씨꾼이라고 불리는 것이 가장 행복합니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손으로 그린 문자’, ‘아름답게 쓰다’라는 뜻으로 붓이나 펜을 이용해서 종이나 천에 글씨를 쓰는 것을 말한다.

 

최근 ‘붓잡은 글씨꾼’ 김상훈 캘리그라퍼를 만나 글로 표현하는 그의 삶과 생각을 들어봤다.

 

2013년, 캘리그라피를 취미로 시작한 김상훈 캘리그라퍼는 1년 반 정도 활동하면서 점차 매력을 느꼈고, 그 때부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닌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김 캘리그라퍼는 캘리그라피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무작정 찾아 떠났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 캘리그라퍼는 “한번 빠져들면 끝까지 가보는 성격인데 ‘캘리그라피를 직업으로 갖고 있는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주소를 알아냈고, 연락도 없이 무작정 찾아갔는데 첫 번째로 간 곳에서는 아쉽게 못 뵀고, 두 번째 찾은 곳이 인연이 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인연이 닿은 사람이 바로 소주 브랜드 ‘참이슬’ 캘리그라피를 쓴 이산 캘리그라퍼이다.

 

김상훈 캘리그라퍼는 이산글씨학교에서 수업을 받을 당시 붓펜 등 도구가 비싸기도 했지만 글씨를 쓸 수 있어 진정으로 행복했다고 추억했다.

 

 

붓을 잡고 캘리그라피를 시작한 김상훈 캘리그라퍼는 2015년 대한민국 서예대전에서 처음 신설된 캘리그라피 부문에서 입상한 이후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수원 팔달구에 위치한 수원역 AK플라자 외벽 희망글판뿐 아니라 2019년에는 수원시 승격 70주년을 기념해 kt 위즈 선수들의 정조대왕 유니폼에 ‘수원’이라는 글을 새겨넣기도 했다.

 

kt 위즈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은 사진 속 김 캘리그라퍼가 쓴 글씨는 마치 정조대왕의 정신이 담긴 듯 기품이 느껴졌다.

 

김 캘리그라퍼는 “희망글판 등 길을 지나다니다가 내가 쓴 글씨가 보이면 기쁘다. 뿌듯한 마음으로 옆을 지나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면서 “작년에는 kt 위즈와 협업해서 유니폼 글씨를 썼다. 수원에서도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보람있는 일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2019년에 국립한글박물관 교육강사로 위촉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상훈 캘리그라퍼는 작년에 KBS와 외교부가 매년 주최하는 글로벌퀴즈쇼 ‘퀴즈온코리아(Quiz On Korea)’ 방송에서 외국인들을 교육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 캘리그라퍼는 자신의 활동 분야를 크게 전시, 강의, 행사, 의뢰받은 일로 나누며 그 중에서도 강의·교육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그는 “글씨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강의 PPT 자료에서도 김상훈 캘리그라퍼의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닭’이라는 글씨는 한쪽 다리를 들고 있는 닭의 모습으로, ‘춤’은 격동적인 움직임의 크기가 각기 다른 세 명의 춤추는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계획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김상훈 캘리그라퍼는 이 시간을 통해 ‘아날로그 문화’와 ‘언택트 문화’가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마음처럼 글씨가 써지지 않는 때도 있다고 털어놓으며 그럴 때일수록 많이 걷고, 경험하고,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김 캘라그라퍼는 “글씨가 안 써질 때도 있다. 그런데 길을 걷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가던 길을 멈추고 펜과 수첩을 꺼내서 메모한다”며 “내가 생각해도 신기할 때가 있는데 그만큼 이 일을 하는 게 좋은 것 같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끝으로 김상훈 캘리그라퍼는 ‘캘리그라피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이라고 묻는 질문에 “나 자신이면서 (나만의)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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