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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함께 하는 오늘]먼 곳

 

 

먼 곳
                                       /박재화
낙타는 왜 석양으로 나아가는가
뒷걸음질 없이 고개를 추켜들고
눈 먼 세상 한복판을 묵묵히 가는가
무한 절대의 안팎을 품은 낙타의
등에 가만히 깃드는 달빛
서늘한 시간을 반추하며 나아가는
모래의 오롯한 혹
적막이 알을 품는다
낙타는 왜 다시 석양 속으로 들어가는가
하염없이
가뭇없이

 

 

■ 박재화   1951년 충북에서 출생. 대전고, 성균관대·성균관대학원 졸업. ‘현대문학’ 2회 추천 완료로 등단. 시집 ‘도시(都市)의 말’, ‘우리 깊은 세상’, ‘전갈의 노래’, ‘먼지가 아름답다’ 등이 있음. 기독교문학상, 성균문학상, 다산금융상(茶山金融人賞)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