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황사, 달마고도
/김정조
달마가 바위에 앉아 햇볕 쪼였을
달마고도를 따라 걷습니다
오래전 제 몸을 이탈한 마음 하나
미황사, 바위 능선에 머물고 있어
잘 있는지, 만나러 왔습니다
달마산에 올라, 바다를 보며
아픈 무기력에 누워봅니다
길 잃은 아이처럼 헤매기도 합니다
땅끝 마을까지 와서
최선을 다하며 살았냐고
제 자신에게 물어 봅니다
■ 김정조 1954년 대전출생, 2005 경기문학 신인상, 2011 문학나무 신인상, 2017 한국미소문학대상, 2018 문학나무숲 시인상 수상. 한국시인협회·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따스한 혹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