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도 이러진 않겠죠?”

 

경기도 소재 ㄱ대학 무용과 20학번 A씨(20)에게 ‘엠티, 학교축제’로 대표되는 캠퍼스 생활의 낭만이란 건 구전으로 전해지는 전설이나 다름없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학수업은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맞았다. 학교에 갈 일이 없으니, 캠퍼스 생활이란 걸 경험해봤을 리가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내 소통은 단절됐고, 학생 간 거리는 점점 멀어져만 간다.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A씨는 “학교축제, 엠티같은 문화생활은 꿈도 못 꾼다"며 “문화생활도 문화생활이지만 선배나 동기와 소통할 기회가 아예 없다. 심지어 아직까지 한 번도 못 본 동기가 수두룩하다”고 씁쓸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육부 방침상 비대면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학교들이 대부분인데, 난생 처음 받아보는 온라인 수업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A씨는 “수업을 온라인으로 하니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서버가 폭주하고, 재생이 안 되는 등 제대로 구축이 안 된 온라인 시스템 탓에 수업의 질이 하락하는 경우도 종종 봤다”고 말했다.

 

실기수업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전공 특성상 실기가 있다. 어쩔 수 없이 대면수업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기수업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받으니 너무 답답하다”면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자주 들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이 너무나도 그립다는 A씨는 “너무나 당연했던 일상을 누릴 수 없어 그런지 더욱 그립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소중한 친구들과 자주 만나는 건 고사하고 우정이라도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전했다.

 

 

코로나19는 대학 1학년 신입생뿐만 아니라 졸업을 앞둔 4학년에게도 이전과는 다른 삶을 안겼다.

 

서울 소재 ㄴ대학 4학년 B씨(23)의 매일 일과는 취업사이트 뒤지기다. 취업사이트를 한참 살피던 B씨가 갑자기 컴퓨터 키보드 ‘Alt+Tab’ 단축키를 눌러 창 전환을 시도했다.

 

무슨 창인가 하고 봤더니 학교 온라인 강의 시스템이다. B씨는 이런 과정만 수십 번을 반복했다.

 

B씨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졸업을 앞둔 4학년이라면 대부분 처지가 비슷하다. 일자리를 찾는 동시에 수업을 들으며 학점을 챙겨야 하는 것이다.

 

B씨는 “현재 공채를 진행하는 기업의 수는 물론, 뽑는다 하더라도 인원이 현저히 줄었다"며 "가뜩이나 취업난에 더 큰 취업난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고충은 취업 준비만이 아니다. 온라인 수업이 생기면서 과제도 많아졌다. 그는 “온라인 수업은 매주 출석 확인 과제를 준다. 기존에는 과제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는데”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8과목의 수업을 들으면 매주 과제가 8개씩 나온다. 많은 학교 수업량 소화와 취업 준비를 동시에 병행하고 있는 4학년에게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B씨는 또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교수와 소통하기 어려운 점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예전 4학년들은 교수님들을 통해 취업 정보나 조언을 얻을 수 있었는데, 비대면 수업 이후에는 교수님과 일체 교류가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속된 악재 탓에 취업 상황이 녹록지 않아지니, 휴학을 고민하는 학생들도 많다는 게 B씨의 전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학교 4학년들이 점점 더 난처하고 각박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B씨는 웃음을 잃지 않으려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힘든 상황이잖아요. 그럼에도 지금이 가장 꿈이 클 때 아닌가 싶어요.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어요. 그러니 (졸업 예정자들) 모두 좌절하지만 말고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김기현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