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코로나19, 걱정이 많지만…" 국가대표 여검객의 '다짐'

[코로나19, 그리고 삶] "온전히 운동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됐으면…"
[인터뷰] 여자 휠체어펜싱 국가대표 선수 김선미 씨

 

"훈련할 곳도 없고, 대회도 두 개나 취소돼 걱정이 많네요."

 

여자 휠체어펜싱 국가대표 선수 김선미 씨(32)의 말이다. 그런데 김 씨만이 걱정하고 속상해하는 문제는 아니다. 패럴림픽 한국 국가대표 선수라면 누구나 갖는 심정이다.

 

예정대로라면 김 씨는 올해 8월 열릴 도쿄 패럴림픽을 앞두고, 이천 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막바지 훈련에 매진하고 있어야 할 시기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면서 그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다수 훈련소 및 공공 체육시설이 문을 열지 않는다.

 

현재 이천 장애인종합훈련원은 텅 비어있다. 코로나19로 도쿄 패럴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퇴촌을 결정했다.

 

체육회는 자가격리를 거친 뒤 5월에 다시 훈련원 문을 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다시 봉쇄를 결정했다.

 

패럴림픽 외 다른 펜싱대회도 줄줄이 취소됐다.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대회에 참석해 일정한 성적을 거둬야 하는데 그 역시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조치인 건 알지만, 아쉬운 마음이 생기는 것도 솔직한 심경이다.

 

그럼에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김 씨는 이천 훈련원이 아닌 헬스장으로 매일 출근하고 있다. 언제 열릴지 모를 대회를 대비해 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개인 트레이닝을 통해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훈련 역시 비대면 방식으로 한다"며 "화상전화를 통해 훈련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 훈련을 계속 이어가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이 상황은 낯설기만 하다.

 

펜싱은 마주하는 상대가 있어야 하는데 상대 없이 혼자서 칼을 휘둘러서이다. 공격 연습을 할 때는 허공에 찌른다. 방어도 해야 하는데 김 씨를 향해 공격을 해줄 상대가 없다.

 

김 씨는 "원래는 코치가 직접 지도를 해주는데, 지금은 모든 것을 혼자 하고 있다. 허공에 칼을 찌르는 식인데, 뭔가 실질적 연습이 부족한 느낌이다"며 "하루빨리 이천 훈련원이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김 씨의 상황은 나은 편이다. 실업팀 소속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실업팀 소속이 아닌 장애인 선수도 있다"며 "그 중 일부는 자비로 장비를 마련해 훈련하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정부 및 협회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 씨는 "선수들이 온전히 운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경제적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패럴림픽이 연기된 이 기간을 재활과 동시에 실력을 더욱 향상시킬 시기로 삼고자 한다.

 

"올림픽 'D데이'를 정하고 훈련하기 때문에 지금 힘이 빠지는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지난해 손목 수술을 받았어요. 이번 기회에 재충전하면서 재활 운동을 하고, 그동안 부족했던 기술 습득을 목표로 매진하고 싶어요."

 

 

김선미는

현 한국 휠체어펜싱 국가대표이자, 한국 휠체어펜싱의 간판선수다. 2004년 오토바이 사고로 왼발 무릎 위까지 절단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사고 후 스포츠로 마음을 치유하며 심신을 바로 잡기 위해 2006년부터 펜싱을 시작했다.

 

칼을 잡게 된 건 휠체어 펜싱선수 김기홍 씨의 권유 때문이다. 처음엔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경기를 보러 온 남동생이 '누나, 경기 정말 못 하더라'는 한마디에 의욕을 불태웠고, 어느덧 국가대표 선수까지 됐다.

 

여자 휠체어펜싱 국가대표 최초로 2012 런던 패럴림픽에 참가했다. 현역 휠체어펜싱 선수들 중 유일하게 패럴림픽 출전 경험이 있다. 2018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때는 남북공동입장 당시 공동기수로 나섰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 패러게임 휠체어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A 은메달, 2011년 제3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3/4등급 금메달, 여자 에페 개인전 3/4등급 금메달, 여자 에페 단체전 통합 금메달, 여자 플뢰레 단체전 통합 금메달, 2018년 제3회 인도네시아 아시안 패러게임 휠체어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A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최보미 수습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