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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인(仁)의 정치

“아이고, 저 놈이 어질어 빠져 가지고 어느 짝에 써 먹겠노?” 소싯적에 어머니로부터 가끔씩 듣던 말이다. 매사에 모질지 못하고, 맺고 끊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들을 핀잔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시간이 흐른 후 유가(儒家)사상의 본질을 접하고 나서 이 말이 칭찬에 가까운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가는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덕목으로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5가지를 핵심적 가르침으로 전한다. 공자는 인을 중시했다. 주자(朱子)는 ‘논어혹문(論語或問)’에서 “인이라는 것은 오상(五常)의 첫 번째이며 나머지 넷을 포함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곧 인의예지신은 넓은 의미의 인에 모두 포함된다는 것이다. 유가 중심의 동양사상을 한 글자로 표현하면 인이다.


조선은 새 왕조를 새우고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해 뜨는 동쪽 대문을 “흥인지문(興仁之門)‘으로 써 붙였다. 인의 진수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취지에도 나오는데. 조선의 글자가 중국과 달라서 발생하는 백성들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고 “내 이를 어엿비 너겨” 라고 표현했다. 이렇듯 알게 모르게 우리 마음속에 대대로 전승되어온 핵심가치가 곧 인이다.


최근의 정치계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인의 정치 실종이 가슴 아프다. 극한 대립과 막말, 고소와 고발 등이 난무해 정치는 사법 절차의 하위개념이 되었다. 소위 지식인이나 명망가의 탈을 쓰고 막말을 내뱉는 인사들을 언론은 선호하며 헤드라인으로 받아쓴다. 자극적이기 때문이고, 수용자의 관심을 끌어서 클릭 수를 늘려보려는 상업적 술수에 다름 아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공자는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 즉 교묘하고 화려한 말솜씨와 얼굴빛과 표정을 좋게 꾸미는 자 중에 어진 사람은 적다고 했다. 인은 사랑이며,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는 길이다. 집 나간 인을 찾아 우리 정치를 되살리자. /심흥식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