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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교장선생님과 가업

초등학교때 교장선생님은 두 분으로 기억한다. 두 번째 교장선생님은 6학년 때 지병으로 별세하셨다. 미술시간에 교장선생님 영정사진을 그린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합격을 축하하는 5원짜리 엽서를 보내주신 담임 황인각 선생님은 당시 나이가 25세였는데, 학생들에게 은사님을 추억하는 기회를 주었다.

 

교사, 교수를 거쳐 교육청 기자로 활동하고 회갑을 넘긴 나이에 경기도청 기자로 뛰고 있는 영원한 현역인 친구는 초·중·고 담임·교감·교장선생님 이름과 얼굴을 모두 외우는 기억력 천재다. 친구처럼 선생님을 모두 기억하지 못하여 늘 송구하다.

 

수년 전, 상가(喪家)의 옆 테이블에서 현직 교장선생님이 모 초등학교에서 선친과 자신이 대를 이어 근무함을 자랑했다. 6학년 때 영정사진을 그린 교장선생님의 아드님이다. 중학교 1학년때 선친(先親)을 떠나보냈다는데, 나보다 1년 연상이었던 것이다. 교직자로서 가업을 이어온 것도 존경할 일이고 아버지의 학교에서 대를 이어 벽지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는 효심도 존경스럽다.

 

우리는 TV에서 벼루, 한지, 자개장, 옹기, 유기 등 3대 이상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匠人) 이야기를 보곤한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후계자가 없음을 걱정한다. 사회적 명성보다 자신의 인생을 고스란히 걸어야 하는 일이니 현대의 아들·딸이 따라오지 않는다. 의식적으로 일본 이야기를 피하려 하지만 이 대목에서 5대 이상 가업을 이어간다는 일본식 전통을 생각하게 된다. 그들이 이어가는 것은 사장, 회장, 교수가 아니고 의사, 변호사, 검사, 판사, 공인회계사 등 사사사(師士事) 자(字)가 들어가는 직업도 아니다.

 

국수, 만두, 토기(土器), 대장장이 등 일상의 가업을 교수, 의원, 의사, 박사인 아들·딸이 이어간단다. 자식에게는 농사일을 물리지 않겠다는 우리식의 자식사랑보다 자신을 키우고 교육한 부모의 직업을 회갑을 넘겨서라도 계승하는 일본식 부모존경을 배워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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