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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눔의집 운영실태 ‘충격’…비정한 부조리 발본을

  • 등록 2020.08.13 06:42:59
  • 17면

실로 충격적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거주시설인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에 대한 경기도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그동안의 추문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야만의 역사에 희생된 위안부 할머니들이 노후에도 엉뚱한 이들의 잇속 챙기는 앵벌이에 이용만 당하고 있었다니 분노가 절로 치민다. 한동안 세상의 치를 떨게 한 정의기억연대 의혹을 비롯해 이 비정한 부조리는 전수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

 

경기도 민관합동조사단은 11일 나눔의 집 운영실태에 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나눔의집을 운영해온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88억 원 상당의 관련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돈은 대부분 땅을 사는 데 쓰거나 건물을 짓기 위한 자금으로 쌓아뒀고,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있는 나눔의집 양로시설로 보낸 돈은 고작 후원금의 2.3%인 2억 원뿐이었다.

 

이 자금마저도 할머니들을 위해 직접 사용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시설 운영을 위한 간접경비로 지출됐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뿐만이 아니다. 나눔의집에서는 할머니들에게 “갖다 버린다”거나 “혼나봐야 한다”는 등 수시로 언어폭력까지도 자행됐다고 한다. 법인의 이사 후보자가 자신의 선임 과정에 참여, 셀프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이사회 운영도 상식과 거리가 멀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해 수익사업에 몰두했다는 얘기다.

 

종교의 이름으로 후원금을 받아놓고 그 사용에서 상식과 기대를 저버린 행태는 용서할 수 없는 부조리다. 나눔의집은 기부금품법이 규정한 모집등록을 하지 않아 후원금 액수와 사용 내역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고, 당연히 관할 기관의 검사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내부 직원들이 지난 5월 세상에 이를 알리고 고발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비리가 자행되고 있었을 것이다.

 

1992년 조계종이 주도하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불교인권위원회가 만든 시설인 나눔의집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시설의 상징이다. 이런 기관마저 엉망으로 운영되었다면, 나머지 크고 작은 사회복지 인권시설들의 속살은 어떨지 짐작이 가고도 남을 일이다.

 

검찰에 넘어갔다는 이유로 하염없이 미뤄지고 뭉개지고 있는 윤미향과 정의기억연대 문제는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나. 나눔의집의 형편없는 운영실태가 드러난 일을 계기로 유사단체의 운영상황을 일제 점검해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세상에 제일 나쁜 짓이 가련한 사람들 주머니를 탐하거나 악용해 먹는 도둑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