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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호가호위(狐假虎威)

‘어쩌다 공무원’을 의미하는 어공이란 단어가 있다. 지방자치시대 민선 단체장을 보좌하는 별정직, 계약직 공무원과 공직의 직위는 없지만 행정을 자문하는 그룹의 일원으로 사실상 공공업무에 영향을 끼치고 도움을 주는 공무원을 ‘어공’이라 칭한다. 어공은 단체장과 임기를 함께하면서 다양한 방법과 방식으로 업무에 힘을 보탠다. 반면, 언론사 편집부, 보도부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를 거쳐서 데스크를 지키고 다시 현장에 나가면서 경력을 쌓아올린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언론사에는 기자가 있고 행정지원팀이 있는데 이분들도 호완성이 있으므로 기자가 경영을 하기도 하고 경영책임자가 편집책임자가 되기도 한다.

 

공직의 어공이 등장하던 초기에는 제한된 부서에만 배치됐다. 그래서 자신이 어공임을 알리고 업무를 의논하려해도 ‘늘공’(늘 공무원)들이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다. 늘공끼리 긴 세월을 유지해온 행정기관 내부의 관행과 전통 때문이다. 이제는 늘공과 어공이 상호 활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두 직위가 서로 역할을 분담해서 윈윈하는 방법도 알아냈다.

 

어공은 기관장의 비서실에 많다. 비서실이란 늘공이 근무하던 1990년 중반 이전에도 주변과 외부의 비판을 받았다. 기관장의 지시라고 하니 진위를 확인할 길이 없다. 작은 권력도 늘 주변의 비판을 받는다. 그 자리에 가면 누구나 신경을 써서 처신해야 하는 이유다.

 

잘해도 호가호위(狐假虎威)라 한다.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리는 것이다. 즉, 남의 세력을 빌어 위세를 부린다는 말이다. 과거 늘공 비서실도 2020년만큼은 아니어도 작은 권력을 가졌다. 좋은 일에는 기관장을 모시고 불편한 경우는 다른 곳으로 모셨다.

 

늘공을 마치고 원고를 쓰면서 늘 걱정이 된다. 호가호위가 떠오른다. 가끔은 시의성에 맞춘 원고는 순서를 바꿔서 미리 보낸다. 당일이나 다음날에 맞춘 글을 적시에 올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초심이 흔들리는 느낌이 온다. 글에 대한 모니터, 리액션, 비평이 없다. 그래서 졸음운전을 뿌리치는 몸놀림으로 크게 자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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