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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을 그리는 작가’ 이건희 “인두화는 생명 불어넣는 작업”

올해로 인두화 작업 10년째…2019년 명인 선정
2014년 행궁동 레지던시 입주→현재 행궁동작가단 회장
‘수원 화성을 그리는 작가’ 이후의 꿈은 물방울 작가
“인두화, 태우는 작업으로 몰두…완성시 희열 느껴”

 

“코로나19 여파로 문화예술의 견인역할을 해온 공방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행궁동이 문화예술거리로 특화되기를 바라며 행궁동 작가단들과 일조하겠습니다.”

 

수원시 팔달구 생태교통마을에 위치한 이건희 인두화 창작소에서 지난 10년간 수원 화성을 그려온 이건희 공방 작가를 만났다.

 

‘인두화’는 달궈진 전기펜으로 나무, 종이, 섬유, 가죽 등을 태워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고, 문양을 새겨넣는 전통 회화 분야다.

 

스스로 ‘수원 화성을 그리는 작가’라고 소개한 이 작가는 10년간 인두화를 작업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행궁동 공방거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 일화를 털어놨다.

 

이건희 작가는 “10년 전에는 우드버닝으로 불리고 인두기도 외국에서 수입해오던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사람들의 인식이 ‘인두화가 뭐지?’라고 궁금해 하고 ‘타지 않아요?’라고 물어보면 인두화는 태우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해서 좋으면 무조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그동안 전국적으로 행사도 참여하고, 가까운 곳에서는 강의도 했다”고 10년 전과 달라진 인두화의 대중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벽에 걸린 작품들과 현재 작업하고 있는 작품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건희 작가는 인두화가 참을 인 세 개로 완성하는 작업이지만 태우면서 빠져들고, 완성하고 나면 희열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 작가는 “인두화는 태우는 작업이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이 필요하고, 태우다보면 나도 모르게 잡념이 사라지게 된다”면서 “인두화는 태워야하니까 참을 인(忍) 세 개, 고진감래(苦盡 甘來)를 새기며 혼을 쏟아 붓는 작업이다. 그렇게 힘들게 작품을 완성하고 인두기를 손에서 딱 놓는 순간 탄성과 함께 희열감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수원시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이건희 작가는 인두화를 통해 ‘수원 화성을 그리는 작가’로 활동하며 수원 화성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고 관심을 갖게 됐다.

 

2014년 행궁동 레지던시 6기 입주작가로 시작해 이후 공방거리에서 5년 넘게 공방을 운영한 그는 관광객들에게 자신의 재능과 인두화를 선보이고자 하는 꿈을 가졌다.

 

그러나 인두화가 단순한 취미가 아닌 생계의 수단인 이 작가는 체험이나 수강생 모집을 시작했고, 이 역시도 즐거움을 나누자는 마음으로 오는 이들이 편안하게 하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 작가는 “초창기에는 공방을 갤러리 느낌으로 꾸며서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것을 선보이고자 했다. 한 손님이 와서 ‘오늘 기분이 안 좋았는데 작품 보면서 힐링하고 가요’라고 하면 그땐 너무 좋았고, 나의 작품을 보고 힐링이 된다고 하니 나도 행복했다”며 “그게 마냥 좋았는데 내게는 단순히 취미가 아니다보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후에는 체험이나 수강하러 오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하고 갈 수 있게끔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건희 작가는 지난해 9월 28일 한국문화예술명인회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명인으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이 작가는 보여지는 것보다 자신의 내실을 다지고 명인답게 활동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의 추억을 회상하며 2018년 장마 때 7개 수문에서 물이 쏟아지는 ‘화홍문’을 한지에 작업한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이건희 작가는 “그때 마치 폭포에서 물이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며 직접 사진을 찍었다. 살아있는 작품을 하기 위해 직접 사진을 찍으러 간다”며 “그때 그 시간으로 돌아가서 작업을 하게 되는데 생명을 불어넣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건희 작가는 행궁동 주민센터 내 위치한 행궁나라갤러리에서 아카이브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이건희 작가가 작업한 작품을 타일에 전사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오는 31일까지 6회째 개인전을 선보이는 이 작가는 “요즘 행궁동이 활기차고, 조용했던 이 곳에 먼저 발을 디딘 공방들도 덩달아 바빠졌다”며 “인두화는 느림의 미학, 오롯이 태우는 것에 집중할 때 완전한 작품이 탄생한다”며 일상 속 예술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소개했다.

 

또 행궁동작가단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불안과 걱정 등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털어놓으며 “관광객과 시민들은 행궁동하면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어 고즈넉하고 따뜻한 마을’이라고 한다. 이런 모습의 공방들이 사라진다면 타 지역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 우려된다”며 행궁동작가단과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건희 작가는 수원 화성을 그리는 작가에 이어 예전부터 자신이 매료되어 온 물방울로 삶을 그려내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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