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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경영] 경영학의 아버지

  • 이종민
  • 등록 2020.08.27 05:58:49
  • 인천 1면

 

경영학을 강의하다 보면 가끔 학생들로부터 경영학의 아버지는 누구냐는 질문을 받는다. 경제학의 아버지 하면 바로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떠오른다. 그가 쓴 ‘국부론’에서 근대 경제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국부론’은 1776년 출판된 이후 지금까지 경제학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영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사람은 누구일까. 경영학의 특성 중 하나는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학문이라는 점이다. 이론 중심의 경제학과 달리, 경영학은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경영기법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학문적 체계가 완성되기 때문에 특정한 한 명을 내세우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경영학의 개념을 정립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두 사람을 떠올린다.

 

경영학은 미시경제학(Micro Economics)의 공급이론을 기반으로 하여 파생된 학문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프레드릭 테일러(Frederik Winslow Taylor)의 ‘과학적 관리법’이었다. 테일러는 생산성(productivity) 향상을 위해 ‘시간과 동작에 대한 연구(time and motion studies)’를 구체화했다.

 

테일러 이전에는 사실상 기업경영이 ‘주먹구구식’이었다. 당시 미국 공장의 경영 수준은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가내수공업을 간신히 벗어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테일러는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에 관심을 두었다.

 

테일러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공장에 들어가 공장장 자리에까지 오른 현장 전문가였다. 22세 때인 1878년 미드베일 제강소에 입사했을 당시는 많은 기업이 생겨나 급성장하던 때여서 경영자들은 여러 관리상 문제에 부딪히곤 했다.

 

1881년 당시 25세이던 테일러는 작업 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작업 시간과 동작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공장 노동자들의 과업수행 과정을 세부 동작으로 구분하고, 개별 동작과 동작 사이의 연결 과정에서 낭비를 찾아냈다. 또한 작업시간을 기초로 하루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초과한 작업자에게는 높은 임금을, 미달한 작업자에게는 낮은 임금을 적용하는 차별적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낭비를 제거하자 생산성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드러났다. 경영자와 관리자들이 노동자를 단순 동작을 반복하는 기계 부품인 것처럼 취급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나친 생산성 향상 추구는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및 근로조건을 악화시켰다.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미국 전역으로 퍼져 미국 기업의 생산력이 유럽을 앞서는 데 크게 기여했다. 테일러는 생산성의 향상을 통한 대량생산 기법의 단초를 제공함으로써 경영학의 이론적 토대를 만들었다. 훗날 과학적 관리법은 ‘테일러리즘(Taylorism)’으로 불리며 현대 경영학의 뿌리가 됐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프레드릭 테일러를 ‘경영학의 아버지’라 부르고 있다.

 

한편,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혹은 경영의 스승이라는 의미로 구루(guru)라고 불리는 또 한 사람이 있다. 바로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이다. 테일러가 ‘과학적 관리법’으로 20세기 기업가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면, 피터 드러커는 ‘지식근로자(Knowledge worker)’라는 개념으로 21세기 경영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면서 경영자와 경영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과학적 관리법은 공장 노동자의 관리에는 유용하지만, 지식근로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육체노동과 지식노동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육체노동은 쉽게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지만, 지식 생산 활동 등의 지식노동은 정확한 측정 및 관찰에 어려움이 있다.

 

드러커는 3대 생산요소인 자본, 토지, 노동의 시대가 쇠퇴하고, 지식과 정보가 주요 생산요소인 지식사회가 도래하고 있음을 파악했다. 법학뿐만 아니라 역사에도 해박한 지식을 가졌던 드러커는 다가올 미래에는 기계가 아닌 사람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력의 중심이 육체노동자에서 지식근로자로 이동하고 있으며, 단순히 지식을 노동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서 지식을 지식에 적용하는 사회를 예견하였다.

 

이들의 생각과 기법, 방식들은 고스란히 경영학 교과서에 담기게 되었고, 경영자와 경영학자들에게 전수되고 있다. 따라서 현대 경영학의 개념정립과 실천적 바탕을 만들어 준 두 사람이야말로 경영학의 아버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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