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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 역설, 로컬의 미래

 

 

최근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정치철학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는 ‘능력의 횡포(The tyranny of merit)’이라는 제목의 책 출판을 기념한 테드(TED) 강연에서 세계화는 깊은 불평등과 임금 정체를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소득 등 세계 경제에서 살아남으려면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세계화 옹호자들은 비판했다. 여기서 능력(merit)은 실력이나 성과, 지능 등을 뜻하는 용어지만 능력주의(meritocracy)에는 많은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교육받거나 능력 있는 계층의 지배층'이 운영하는 어떤 정부를 가리키기도 하고, 원칙 외의 뭔가에 차이를 두는 체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지금의 코로나 확산은 교육을 많이 받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수선공, 식료품 가게 점원 등과 같이 급여가 낮다고 무시하고, 존경하지 않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이 의존해 왔었는지를 자각하게 해준다고 했다. 그동안 공부라는 기준으로 누구는 사무직으로, 누구는 청소부가 되는 능력주의는 공공의 선을 손상시키고, 직업에 열등의식을 심어주는 오류에 빠지게 했다며 이제는 그들이 하는 일의 중요성을 참작하여 급여나 사회적 인정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는 세계화(Globalization)보다는 로컬화(Localization)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등 삶의 방식과 태도를 바꾸고 있다. 외부 의존성을 줄이고 혼자서 해결하는 자급자족 라이프를 대세로 만들고 있다. 귀향 산업이 뜨고, 국내여행이나 로컬푸드 같은 자생적 지역 산업을 재조명 받게 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지자체와 이웃 사람이라는 단어가 신뢰도 리스트에 올라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한편 세계적인 여성 생태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그녀의 책, 로컬의 미래(Local is our future)에서 세계화는 기업화의 또 다른 용어로써 모든 것을 중앙에 집중시키고, 대립과 경쟁을 조장하는 한편 교육의 기회와 일자리를 인위적으로 줄여서 치열한 경쟁을 조장했다고 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경제구조의 분권화와 지역화로 생태계와 공동체를 보호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화는 불필요한 운송을 줄이고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힘이다. 지역화는 문화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경쟁과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

 

지역화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다. 지역 공동체적인 유대는 소속과 안정 욕구를 충족시켜 심리적인 만족감을 준다. 세계화는 문화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없애 모노컬쳐화하고 경쟁을 부추겨 우울증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오직 자기만의 세계에 몰두하는 ‘프라이버티즘’은 경계해야겠지만 이번 코로나 확산은 역설적이게도 그동안 외부로 돌려졌던 시선을 전세계에서 지역으로, 파편화된 경제에서 지역 공동체로, 외부에서 자신에게도 돌리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