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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의힘, ‘공정경제 3법’ 반대하면 수구 회귀

독소조항 개선할 보완책 내놓고 국민·여당 설득해야

  • 등록 2020.09.23 06:07:04
  • 13면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이른바 ‘공정경제 3법’에 대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재계는 물론 국민의힘 당내 일부에 반발기류가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2일 김 위원장을 만나 우려를 전달했다. 국민의힘은 이 시점에 ‘공정경제 3법’에 반대로 돌아서면 순식간에 수구꼴통으로 몰리면서 가까스로 조금씩 바꿔가고 있는 당 이미지가 추락할 개연성이 높다. 독소조항을 개선할 보완책을 마련해 여당과 국민을 설득하는 게 맞다.

 

‘공정경제 3법’은 대주주 견제기능 강화, 대기업 경제력 남용 통제 등을 골자로 한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을 일컫는다. 이 중에 상법 개정안 핵심은 감사위원회 위원 분리선출제·다중대표 소송제 도입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감사위원 후보 이사를 주주총회 결의로 다른 이사와 분리 선임하는 제도다.

 

다중대표 소송제는 자회사 이사가 임무해태 등으로 자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의 이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제 폐지가 핵심이다. 개정안에는 또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의 사적 이익 편취를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비지주 금융그룹까지 모두 감독하겠다는 취지의 법안이다.

 

재계는 비상이 걸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 등 6개 경제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재계는 공동 성명을 내고 이 법이 통과되면 “기업 경영권 위협이 증대하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일 자금이 불필요한 지분 매입에 소진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재계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회사가 투기자본에 휘둘릴 가능성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으로 인해 펀드나 기관 투자자 등 지배주주가 아닌 주주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경영권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로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무분별한 고발로 정상적인 기업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란 염려도 내놓는다.

 

평생 ‘경제민주화’ 소신을 펴온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은 ‘공정경제 3법’에 대해 ‘원칙적인 찬성’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부작용을 걱정하는 대한상의 박 회장에게 “법안 심의 과정에서 우려를 반영하겠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자신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자회사를 만들어 일감을 몰아주고, 그 자회사의 주식을 재벌 자녀들이 몽땅 차지하는 등 정상적인 시장경제 작동을 교란하는 대기업의 행위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숙제다.

 

국민의힘은 이 시대적 흐름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일마저 딴죽을 걸어 꼴통보수 본색을 드러내어 ‘부자정당’ 이미지를 덧내서는 안 된다. 다만 지금부터 재계가 걱정하고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보완책을 만들어 국민 앞에 제시하고 여당과 협상해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 아래에서 비로소 조금씩 지지 민심을 회복해온 국민의힘이 갈림길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