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시 원당시장에 장을 보러 간 A씨는 출입명부 작성에 앞서 고민에 빠졌다. 손 때 묻은 볼펜을 만지기도 찝찝했고, 더구나 이름도 낮선 QR코드 사용은 꿈도 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쩔 줄 몰라하는 A씨는 “아래 적힌 번호로 전화 한통만 걸면 된다”는 안내 직원의 말에 바로 전화를 걸었고, 방문일시 등에 대한 기록은 시청 서버에 자동 저장됐다.
#공연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댄서 B씨는 각종 공연 취소로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중 '고양예술은행' 공모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B씨는 설 수 있는 무대가 없었는데 다시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고 열심히 기획안을 준비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불편한 일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양시의 차별화된 온(溫)택트 행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고양 안심콜 출입관리'가 대표적이다. 안심콜은 출입자가 지정된 번호로 전화를 걸면 전화번호, 방문일시 등에 대한 기록이 시청 서버에 자동 저장되는 방식이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수기명부와 정보취약계층이 사용하기 어려운 QR코드의 단점을 보완해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높인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수기명부 작성은 다중이 이용하는 필기구 등의 청결성과 개인정보 노출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 QR코드 방식 역시 휴대전화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불만이 높았다. 시는 이런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안심콜 출입관리' 서비스를 개발했고, 지난 2일부터 관내 전통시장에 우선 도입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화 한통으로 정보가 저장되는 편리성으로 시민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고양시 안심 콜'을 방역 우수사례로 소개할 정도였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코로나19 관련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대책으로 고양 안심 콜을 적용할 계획이며 전국의 광역·기초자치단체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시는 해당 서비스를 본청과 산하기관, 유관·출자기관 등 153곳과 대규모 점포 98곳에 적용했다.
고양시가 전국 최초 시행한 드라이브 스루형 선별진료소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역시 고양시답다”고 극찬했다.

‘고양예술은행’도 고양시가 전국 최초로 진행하는 제도다. 코로나19로 각종 축제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무대에 설 기회를 잃은 예술인들을 위한 맞춤형 행정이다.
시는 관내 공연예술인을 대상으로 공연기획서 공모를 통해 100만원의 콘텐츠 비용을 미리 지급하고, 이후 공연이 가능하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문화·예술공연을 개최하는 것이다.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등 모든 분야의 예술인이면 신청이 가능하다. 예술은행 제도 통해 예술인의 생활고를 다소 해소하고 창작 욕구 자극에 기여할 전망이다.
아울러 청각장애인의 행정 편의를 높이기 위해 마스크 장벽을 허물었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상대방의 입모양을 보고 소통한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상황에서 청각장애인에게 정확한 의사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고양시는 입모양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 처리된 마스크를 민원 담당 공무원에게 지급해 착용하도록 조치했다.
이밖에도 시는 시립 도서관 9곳에 운영되는 ‘고3 수험생 안심열람실’, 가족 간 추가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안심 숙소’ 등을 운영 중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시민들이 어떤 불편을 겪는지 세심하게 살피고 빈틈을 채우는 행정이 필요하다”며 “언택트 행정에 온기를 더하는 온(溫)택트 행정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양 = 고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