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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확진자도 우리의 소중한 가족, 신상털기 안된다

확진자도 우리의 소중한 가족..신상털기 안된다.

 

코로나19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관심권에서 멀리 있는 지대가 있다. 확진자와 그 주변인들에 대한 과도한 노출, 신상털기다. 이로 인해 2차, 3차 등 n차 피해를 입는다. 확진자 본인은 물론이고, 그의 가족, 지인, 직장 동료, 접촉자, 확진자가 다녀간 곳까지 낱낱이 알려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가능한 모든 것을 들춰내려는 듯 하다.

 

확진자에 대한 험담으로도 이어진다. 온라인 카페와 카톡 단체방 등에서 삽시간에 퍼진다. 사생활이 탈탈 털리고 있다. 심리적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후유증이 오래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확진자가 완치되어도 이미 알 만한 사람들에게는 다 알려진 상태다. 다시 주워담을 수도 없다. 잊힐 권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정보공개는 확산 차단이 목적이다. 공개 범위와 내용은 질병관리청의 지침에 따르고 있다. 군포시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시민들은 최대한 상세하게 공개되기를 원한다. 내 지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할 것이다. 군포시에도 확진자 정보공개와 관련한 민원성 불만이 종종 제기되고 있다.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본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의 지침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굳이 공개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불만도 있다. “나는 감염을 막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는데, 너는 도대체 어떻게 행동했길래 감염됐느냐”는 식이다.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시장인 필자도 인간인지라 걱정이 쌓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감염되고 싶어서, 혹은 자청해서 감염되는 경우는 없다. 아무리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감염될 수 있다. 그래서 감염 확산을 최대한 저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 단계가 높아진다. 그래도 확진자나 자가격리자처럼 밀폐된 공간에 사실상 갇혀 있지 않는 한, 아무리 조심해도 100퍼센트 감염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을 거다. 언제 어디선가 누군가를 만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경로가 다양하고 복합적이면서 오리무중인 경우도 있는데, 확진자들에게 주의를 소홀히 했다고 낙인찍어 비난할 수 있을까? 코로나19에 더해지는 또 다른 심리적 피해에 다름 아니다. 19세기 미국의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은 주홍글씨에서 “그녀(주인공인 헤스터)가 가는 곳 마다 주홍글씨는 그녀의 둘레에 몸서리쳐지는 공포와 무서운 증오의 붉은 빛을 던졌다”고 했다. 낙인이라는 부정적 관념이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미치는지를 얘기한 것이다.

 

정보공개는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확진자와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입히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을 도와줘도 모자랄 상황에서, 신상털기 등 2차, 3차 가해 행위는 정말 유감스럽다. 따라서 확진자에 대한 감정은 안타까움 정도에서 그치고, 그가 하루속히 완치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호손은 주홍글씨를 통해, 주인공의 선행으로 주홍글씨는 부정의 표시가 아니라 희망과 구원의 상징이 됐음을 강조하고 싶어했다. 확진자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온정어린 마음의 손길을 건네주기 바란다. 그래야 코로나19 확진이 희망으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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