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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5원짜리 관제엽서

1974년 2월 소인이 찍힌 5원짜리 관제엽서는 초등학교 은사인 황인각 선생님이 봉담초등학교 재직 중에 보내주신 고등학교 합격을 축하하는 편지다. 세필 붓으로 “축! 합격, 진심으로 합격을 축하합니다”라고 정성스럽게 적어 보내주셨다. 이 엽서를 앨범에 넣어두고 간직하다가 10년 전부터 자랑을 시작했고 지금도 애지중지(愛之重之)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인들에게 보이곤 한다.

 

요즘에는 손 편지를 거의 보내지 않으니 우표값을 알지 못하겠지만 1998년에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를 다시 찾아보니 우표 170원이 붙어있다. 2003년 6월에 아이들이 수련회가서 보낸 편지의 우표는 190원이고 2006년 편지에는 220원, 2018년 엽서는 330원이다. 요즘에는 편지보다 소포가 많은데 책 한권 보내는데 4000원을 지불한다.

 

안산 소재 직장을 다닐때는 가끔 아내와 아이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우체통에 넣으면서 손편지 쓰기를 확대하자는 의견을 SNS에 올렸다. 기자가 보고 기사로 올렸다. 아내와 자녀들에게 평소 하지 못한 진심을 담은 편지를, 자리를 옮긴 동료에게는 의례적인 문자메시지 대신 손편지를 통해 축하인사를 전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손편지 사랑은 언제나 집 앞을 지킬 줄만 알았던 빨간 우체통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에서 시작되었다 소개하고 있다.

 

정말로 그런 마음으로 손편지를 보냈다. 실제로 도내 우체통은 2016년 3144개, 2017년 2837개, 2018년에는 2764개로 매년 수백개의 우체통이 철거되고 있다. 3개월간 우편물이 들어오지 않는 우체통은 우정사업본부의 지침에 따라 철거될 수 있다. 아파트 앞에 늘 서 있을 것 같은 저 우체통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은사님의 5원짜리 엽서를 보내고 받게 해주었던 붉은 우체통을 앞으로도 이 시대 젊은이들이 지켜주기를 바란다. 문자 등 SNS로 소통하는 시대이지만 공개 가능한 글은 엽서에, 다른 이야기는 편지지에 꼼꼼 적어 보내는 손편지의 시대를 새롭게 열어주기 바란다. 손편지의 손맛과 3일 후에 도착하는 여유로움의 미학을 느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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