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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수소를 멸치·바나나 속 칼륨과 비교? 전형적 물타기 발언”

김익중 의학박사 유튜브서 삼중수소 위험성 설명
“삼중수소는 핵붕괴·핵종전환 일어나 더 위험” 
“어디서, 얼마나 세고, 어디까지 퍼졌는지 조사 먼저”

김익중 의학박사(전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가 월성원전 삼중수소를 바나나·멸치 안에 있는 칼륨과 비교하며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일부 원자력계 인사의 발언에 대해 “전형적 물타기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경북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더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정용훈 KAIST 교수는 “월성 주변 지역 주민의 삼중수소로 인한 1년간 피폭량은 바나나 6개(섭취), 멸치 1g(건멸치 0.25g 정도 섭취), 내 몸이 자가 피폭하는 것의 500분의 1(하루 치에도 미달), 흉부 엑스레이 1회 촬영의 100분의 1 정도”라며 “지금 (학계에서) 논의되는 수준에서는 피폭이 있는 것과 암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원자력·양자공학 권위자다.

 

하지만 김익중 의학박사는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유튜브 채널 양이원영TV를 통해 18일 공개된 유튜브 방송에서, 삼중수소의 위험성은 바나나·멸치 안에 있는 칼륨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 같은 비교 발언은 '전형적 물타기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삼중수소는 양성자 1개 중성자 2개, 바깥에 전자 1개가 있는 구조상 깨지기 쉬운 불안정한 물질로 스스로 핵붕괴를 일으킨다.

 

김 의학박사에 따르면, 중수를 사용하는 월성원전의 중수로는 경수로 대비 삼중수소 발생량이 10배 정도 많은데, 주로 수증기 또는 물로 배출이 된다. 수증기로 배출된 삼중수소는 근처를 떠돌다 비가 되어 지하수로 스며들고, 이 물을 사람이 흡수하면 문제가 커진다. 삼중수소는 방사성 물질이라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물로 흡수되면 몸의 구성성분이 되는 탓이다.
 
“수많은 방사선 물질 중 DNA에 붙어 변형을 일으키는 특별히 위험한 물질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삼중수소다. 몸속에 물로 된 삼중수소수가 들어가면, 몸이 이것을 보통 물과 구분을 못한다. 물(H2O)은 몸에 들어오면 수소와 산소로 쪼개져서 몸의 구성성분이 된다.”

 

“DNA는 이중나선 구조로 돼 있는데, 그 옆에 수소가 엄청나게 많이 붙어 있다. 그런데 이 DNA를 만들 때 삼중수소가 끼어들어간다. 문제는 이 삼중수소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핵붕괴를 한다. 반감기가 12년이다. 삼중수소가 핵붕괴를 하게 되면 전자가 하나 튀어나온다. 그러면 중성자 2개 중 1개가 양성자로 바뀌면서 양성자 2개(헬륨)가 된다. DNA에 붙어 있던 수많은 수소 중 하나가 헬륨으로 바뀌는 거다. 덩어리가 두 배가 되니 유전자에 100% 확률로 손상이 오는 것이다. 암이나 기형을 유발한다. 이것이 핵종전환이다.”  

 

“방사선은 그 선(알파, 베타, 감마)이 유전자를 맞출 수도 있고, 못 맞출 수도 있다. 정확히 맞췄다 해도 (유전자가) 안 깨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방사선은 일정한 확률로 유전자를 깬다. 그런데 핵종전환은 100% 유전자를 깬다.”

 

김 의학박사는 “삼중수소는 그 자체가 내는 방사선보다 핵종전환이 더 위험성이 크다”며 “덜 위험하다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학박사는 바나나 안에 들어 있는 자연계 방사성물질인 칼륨(K-40, 여기서 40은 양성자와 중성자의 개수를 의미한다)과 원전에서 생성되는 삼중수소를 비교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칼륨은 다른 것과 잘 붙지 않는다. 우리 몸 체액이나 근육 속에 들어오고 나가고 하지만, 유전자를 직접 깨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삼중수소가 특별히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그는 소위 원자력계 전문가라고 불리는 학자들이 멸치나 바나나와 비교하며 삼중수소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전형적인 물타기 발언”이며, “원자력 관련 교수들이 객관적 얘기는 안 하고 원자력계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김 의학박사는 월성원전 삼중수소와 관련해 우선적으로 조사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어디서 세어 나왔는지, 세어 나왔다면 얼마나 나왔는지, 그리고 어느 경로와 범위로 퍼졌는지부터 먼저 조사해야지, 지금 바나나·멸치를 이야기할 때냐고 일침했다.

 

그는 이런 조사조차 없이 ‘자연 방사능도 위험한데 어차피 맞고 있지 않느냐’는 식으로 말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난다”면서 “자연 방사능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거지만, (삼중수소와 같은) 인공 방사능은 그 위험한 방사능에 위험을 더하는 것이지 않느냐”고도 반문했다.

 

끝으로 김 의학박사는 “비관적인 얘기인지 모르지만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생성될 수밖에 없고, 그것이 고준위이든 중저준위이든 다 새는 구조다. 그저 시간 문제일뿐 액체나 기체 폐기물로 나온다”며 “현재 인간의 기술로는 방사성 물질을 가둬둘 방법이 없다. 애초에 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에서 양이원영 의원과 대담을 나눈 김 의학박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해 서울대 의과대학 박사를 수료한 뒤 1992년 9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동국대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한 의학자다.

 

경주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탈핵에너지교수모임 집행위원장, 한국반핵의사회 운영위원장 등으로 활동한 탈핵 운동가이기도 하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