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후반 대학 생활을 한 `긴급조치 세대'인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28일 `국가 정체성' 논란을 제기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유신 시절의 역할을 거론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우리당 전병헌 유승희 의원 등 `아침이슬' 소속 초선의원 11명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대표가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에게 이념과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권력을 위임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신정권의 퍼스트 레이디인 박 대표에게 개인적 차원의 유감은 있으나 역사적, 사회적 차원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 생각은 아직 없다"는 것을 전제하면서도 박 대표의 `국가 정체성' 문제 제기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들은 "민주주의 시대에 검증해야 할 것은 참여정부가 아니라 과거 친일세력으로부터 70년대 유신독재, 80년대 군사독재 시절까지 이어져온 획일성과 권위주의, 그것에 물든 일부 사회 지도층 인사들에게 드리워져 있는 독재적 발상의 잔영"이라고 역공했다.
유기홍 의원은 일문일답에서 "박 대표가 유신시대 퍼스트 레이디를 한것은 단지 의전을 소화한 인형 역할이었는지, 스스로 그런 것을 인정하는지 묻고 싶다"며 "민주화 경력이나 특정 분야 전문성을 가진 것도 아닌 박 대표가 제1야당 대표까지 된 것은 `유신의 맹주'인 아버지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도 "70년대는 암울함의 출발이고 가장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그런 독재적 가치와 발상이 발호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으며, 향후 이런 발상을 갖고 정국은 운영하는 한 계속 나서서 정면으로 부딪쳐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