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만큼 학생들을 들뜨게 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초·중·고등학교를 통털어도 많아야 대여섯번, 적게는 세 번이 고작인 탓도 있지만 수학여행이 갖는 의미와 분위기가 학생들을 흥분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수학여행은 평생을 두고 추억거리가 될 뿐아니라 짧은 여행에도 불구하고 교우와의 우정과 은사의 자애를 재확인하는 귀중한 기회가 된다.
그런 수학여행을 둘러싸고, 업자와 교장, 담임선생 간에 뒷돈 거래가 있었다면 이는 경악을 금지 못할 일이다. 의정부경찰서는 수학여행 때 특정 여관에 투숙하는 조건으로 금품과 향응을 받은 교장 15명, 교감 8명, 부장교사 및 행정직 직원 17명과 금품을 건낸 업체 관계자 7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적발했다. 일부 교장은 문방구 업자와 우유 공급업체로부터 수백만원의 뇌물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의 뇌물수수 경위와 규모는 일일이 매거하기 민망할 정도로 치사스럽고 지저분하다. 초등학교 교장과 교사가 어떤 신분인지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때문에 그들은 첨렴과 겸손을 첫 번째 덕목으로 삼아야 하고, 학생의 본이 되기 위해 진실과 정의만을 실천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제자들이 평생의 추억으로 삼는 수학여행을 기화로 더럽고 치사한 뇌물에 손을 내밀었다면 이는 교사의 명예와 인간의 양심을 저버린 일대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많게는 수백만원 적게는 수십만원씩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뇌물 액수의 다과가 아니다. 뇌물을 받은 것만큼 학생들이 마땅히 누려야할 혜택이 감소됐다는 사실이다. 먹는 것, 자는 것 모두가 부실해지고 서비스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몫을 선생들이 미리 챙겼으니 업자가 농간을 부릴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면 업자에 항의해야하지만 뇌물을 먹은 교사들은 유구무언(有口無言)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돈이 유세를 부리는 사회라 하더라도, 자신의 분신(分身)보다 더 아끼고 사랑해야할 제자들의 몫을 가로챔으로써 평생의 추억으로 삼을 수학여행을 망치게 했다면 이는 하늘을 우러러 볼 수 없는 죄악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매우 안된 말이지만 교단 정화를 위해서라도 파렴치 교사들은 교직을 떠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