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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꿈이 뒤집혔다?…상상력으로 채운 경기도극단 ‘신의 막내딸 아네모네’

2021 레퍼토리 시즌 첫 공연
무대 위 객석…배우들 가까이서 공연 즐길 수 있어
김정 상임연출 “일상에 없는 순간들로 채우고 싶었다”

 

“난 신의 막내딸 아네모네야.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 이 지구에 대해 공부하고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겠어.”

 

경기도극단(예술감독 한태숙)이 2021 레퍼토리 시즌 첫 공연으로 선보이는 ‘신의 막내딸 아네모네’는 인간계로 내려온 신의 딸 아네모네가 인간을 이해하고 구원하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일본 작가 마츠이 슈가 현대적인 언어로 재창조한 스웨덴 극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꿈의 연극’을 바탕으로 한다. 김정 경기도극단 상임연출이 재해석하여 일상에는 없고 무대에서만 존재하는 현상의 순간들을 무대에서 표현한다.

 

본 공연에 앞서 경기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진행된 프레스콜 현장을 찾았다. 배우들은 마스크를 쓴 채 리허설 무대에 올랐으나 우렁찬 목소리와 열정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막이 오르고 수많은 이들 가운데 한켠에서 홀로 춤을 추던 아네모네(이애린)는 “나 실은 신의 막내딸이야”라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지구에 대해 공부하고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겠다고 약속한다.

 

이어 웅장한 음악이 흐르고 “딸아 어디 있니? 너 혹시 진짜 지구에 가려고?”라며 아네모네를 애타게 찾는 한 남성이 등장하는데 그의 정체는 신이다. 아네모네가 지구에 관심을 보이며 꼭 가겠다고 하자 “그럼 가서 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렴”이라며 용기를 내라고 응원한다.

 

 

하늘세계에서 인간세계로 떨어진 아네모네. 그는 인간에게서 사랑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극 중 변호사(권승록)가 “나랑 결혼한다고? 난 돈이 없는데?”라고 하자 아네모네는 “사랑만 있으면 되지”라고 이야기한다. 또 ‘당신이 싫어하는 걸 내가 좋아하면?’이라는 질문에는 “서로 타협하는 것도 중요하지”라고 답한다.

 

그러나 사랑만으로 행복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삶도 지극히 현실이었다. 결혼해 아이를 낳고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서로 맞지 않는 부분과 돈과 육아 등 갈등을 겪고, 아네모네는 자신의 존재가 지워져 감을 느낀다.

 

 

김정 상임연출은 “현실에서도 비현실적인 상황이 일어나다 보니까 무대에서는 일상에 있을 수 없는 순간들로 채우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이 공연에서 눈여겨볼 점은 ‘무대 위 객석’이다. 관객들은 기존의 객석이 아닌, 무대 위로 옮겨진 자리에서 배우들과 좀 더 가까이 호흡하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무대 너머의 텅 빈 객석은 낯설기도 하고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비어있었던 현실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다.

 

극장과 객석을 뒤집어놓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김정 상임연출은 “(코로나19로) 공연장이 없어질 것 같은 두려움에 떨었던 시간이 길었고, 무대를 계속 만들고 생활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꿈과 현실, 현실과 꿈을 뒤집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작품 속 아네모네가 좌절을 극복하면서 기도하는 장면을 꼽으며 “현실은 바닥을 치고 비참한 일 같지만 우리 스스로 희망을 향해서 가자는 메시지가 있다”며 관객들의 기대와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좌석 띄어 앉기로 운영되는 ‘신의 막내딸 아네모네’는 오는 10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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