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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직원 ‘꼼수’에 58억 내준 농협…”적법하다” 변명만

주민들 “농민 위해 만들었다는 농지담보대출, 실제 농민에겐 절차 까다로워”
농협중앙회 “법적 문제 없다” 북시흥농협은 조합원에 변명 문자 빈축

 

광명·시흥지구 100억 원대 사전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북시흥농협에서 수십억 원 대 대출을 몰아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지역민들은 “농민을 위한 농협이 맞느냐”며 성토하고 있다.

 

그러나 북시흥농협은 이러한 의혹이 일자 조합원들에 “최근 광명‧시흥 3기 신도시 문제 관련 우리 농협은 법과 규정에 의해 정상적으로 대출이 실행됐다. 방송으로 인한 염려 없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7일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실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농협 내 대출 파악 현황’에 따르면 LH 직원 13명은 북시흥농협에서 총 58억 원을 빌렸다. 합산 매매액은 100억 원에 달한다.

 

농협중앙회는 이 대출에서 거래별 담보인정비율(LTV)은 최대 70%로 규정을 위반한 사례는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인근 지역 공인중개사 소개로 규정 범위 내 대출을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위법이 아니더라도 ‘농지담보대출’은 실수요자인 해당 지역의 농민들에게 농지 대출을 내주라는 지방 농축협의 근본 취지를 크게 해친 모양새다. 또 담보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실적을 몰아 한도를 최대한 끌어 모을 수 있는 지역 단위농협을 일부러 찾은 이들의 일종의 ‘꼼수’에 장단을 맞춰준 꼴이 된 북시흥농협은 비난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특히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들은 해당 농협 조합원만이 대출자격을 갖는 점을 미리 알고, 대출 당시 비조합원이었다가 토지 취득 후 조합원 자격을 얻었다. 현행 농지법에 따라 농지를 취득하려는 사람은 지자체에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하고 농지취득 자격증명을 받아야 한다.

 

 

8일 전용기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시흥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농업계획서 역시 상당수 허위로 기재했다. 북시흥농협은 이를 걸러내지 못하고 그대로 수십억 원을 내어준 셈이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나는 진짜로 농사를 짓는 사람인데도 추가 담보가 필요하다는 등 복잡한 이야기를 들어 대출을 포기한 적이 있다”며 “LH 직원들이 허위로 농업을 한다고 속여 농협 그 작은 지점에서 43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려줬다는 소식을 듣고 허탈감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지역농협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있다. 시흥시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여기에 유명한 특산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익을 낼만한 쪽이 대출 같은 금융사업일 것”이라며 “지역 농‧축협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야하나, 엄밀히 따지면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법리에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금리 등 혜택을 준다는 식으로 공격적인 고객유치를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시흥농협이 지난 5일 2차례에 걸쳐 전 조합원에 “LH 직원 농지 대출 관련 법과 규정에 의하여 정상적으로 대출이 실행됐다”며 “방송으로 인한 염려가 없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조합원은 “요즘 말이 많긴 해도 우리 지역 금융기관을 믿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이런 변명으로 일관하는 문자를 받으니 좀 황당하다”며 “차라리 정확한 조사를 거쳐 공식 입장을 밝혔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북시흥농협은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이유 등 각종 논란에 대해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라고만 답했다.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문우혁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