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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농사 지으며 땀 흘리는 수원시민들, '힐링'경작

탑동·호매실동·인계동 등 4곳 시민농장 2200구좌 도시농업으로 활용
아이를 위한 체험, 은퇴 노년의 소일거리, 유기농 채소 경작 등 이용
체험 및 교육프로그램, 도시농업네트워크 등 도시농업 지원 ‘활발’

 

우리가 살아가는 도심에는 삶을 한층 편리하게 해주는 다중이용시설들이 있다. 그러나 농촌에서 식물을 가꾸며 정성스레 기르는 안정감과 평온함도 놓칠 수 없다. 수원시는 두 가지 삶을 모두 누릴 기회들이 있다. 도심 유휴공간을 활용한 도시농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개장한 수원시민농장에는 도시농부를 꿈꾸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퇴직 후 소일거리를 찾다 농사를 시작한다는 노부부부터 손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수원으로 이주한 뒤 매일 농장을 찾는다는 장년층, 가족들을 위한 유기농 채소를 수확하겠다는 주부까지 다양한 시민들의 이야기가 모여 있다.

 

 

◇ 시민농장에서 즐기는 도심 속 농업활동

 

“여유롭고 한적하게 유기농 텃밭을 즐길 수 있어 좋아요!”

 

장안구에 살고 있는 수원시민 민현경씨(40) 가족은 올해 16㎡의 텃밭에 식용 꽃을 심을 계획이다. 민씨 가족이 이용할 텃밭은 1년에 1만5000원의 저렴한 이용료만 내면 되는 탑동시민농장에 있다. 어린 자녀에게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해 처음 텃밭 활동을 시작한 이후 아이와 함께 물을 주고 농작물을 기르는 시간은 ‘힐링’ 그 자체였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했던 시간들을 보내면서 텃밭은 훌륭한 일상의 안식처가 됐다. 상추와 토마토 등 수확한 농작물을 이웃에게 나눠주자 관심을 갖게 된 주변 지인들도 올해 텃밭 체험을 신청할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민씨는 “접수 후 경쟁률이 높아 걱정했는데 추첨이 돼 다행”이라며 “식용 꽃을 심어 아이와 함께 꽃차도 만들고 비빔밥도 해먹을 생각”이라며 땅을 골랐다.

 

곡괭이로 밭고랑을 낸 뒤 퇴비를 줄 준비를 하던 노부부도 탑동 시민농장의 2년 차 도시농부다. 이른 오전부터 텃밭을 찾은 한상훈씨(71) 부부는 상추 모종을 심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급수시설에서 물을 받아 밭에 물을 뿌린 뒤 여리고 작은 모종을 옮겨 심는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대파 가격이 높아지면서 대파를 심어 재테크를 한다는 ‘파테크’가 유행한다는 소식에 올해는 대파도 심어볼 계획이다. 한씨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가만히 집에 앉아 TV만 봤을 텐데, 지난해부터 시민농장에 텃밭이 생기면서 생활이 더욱 활기차졌다”고 말했다.

 

 

◇ 시민농장 2200구좌, 경쟁률 3대 1 넘어

 

권선구 탑동 시민동장은 옛 서울농대 실험목장 자리에 1800구좌가 운영되고 있으며 1세대당 16㎡의 면적이 배정돼 유기농 텃밭을 가꿀 수 있는 곳이다. 중앙에 연꽃과 벼를 재배하는 구역과 경관단지, 잔디밭 등이 조성돼 있고 이를 둘러싼 넓은 텃밭이 3개 구역으로 구획돼 있다.

 

시민들이 도시농업을 해볼 수 있는 농장은 호매실동 두레뜰공원(142구좌)과 물향기공원(178구좌),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80구좌) 등에도 마련돼 있다. 총 4개소에 운영되는 수원시의 시민농장이 2200구좌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2대1이 채 못되던 텃밭 추첨 경쟁률이 올해는 3 대 1을 훌쩍 넘겼다. 고령자와 다문화 및 다자녀가정 등에 70%의 우선권을 주는데, 이를 제외한 일반분양의 경우 6대1에 달할 정도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민농장에서 경작할 농작물의 모종이나 씨앗, 농기구 등은 직접 준비해야 한다. 다만 수원시는 시민농장을 이용해 도시농업을 하려는 시민들에게 ‘텃밭 채소 가꾸기’라는 안내 책자를 통해 도시농업을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자에는 비닐과 키 큰 작물, 덩굴 작물, 물건 방치 등이 금지된다는 유의사항과 함께 농사계획 세우기부터 밭을 준비하고 수확하기까지의 과정이 잘 설명돼 있다. 거름을 주는 방법과 씨 뿌리는 방법 등 상세한 안내가 초보 농부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농장을 분양받지 못한 시민들도 시민농장의 경관단지를 이용해 전원풍경을 즐길 수 있다. 연꽃, 메밀, 꽃양귀비, 수레국화,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 계절별로 조성되는 경관단지는 찾아오는 누구에게나 싱그러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과수공원 10종 871그루에서 퍼지는 과일향기

 

수원시의 도시농업은 텃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파트가 즐비한 도심지에서 각종 과수를 체험해 보는 과수공원도 찾아볼 수 있다.

 

호매실동 물향기공원 내에 위치한 과수공원은 전국 최초의 도심형 과수공원이다. 1만2000여㎡의 면적에 사과와 배, 복숭아, 자두, 매화, 체리, 포도, 머루, 다래, 으름, 가식 등 10종에 달하는 과수 871주가 식재돼 있다. 지난 2014년 수원시와 원예특작과학원이 업무협약을 맺고 과실수들을 옮겨 심어 2016년부터 농업기술센터가 참여형 과수공원으로 운영 중이다. 연중 상시 개방돼 누구나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과수원에 들어가 다양한 과수의 생육상태 등을 직접 눈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

 

어린이와 학생, 취약계층 등은 계절에 맞는 과수 체험도 가능하다. 6월부터 10월까지 과수의 수확시기에 맞춰 과수별 특성과 효능을 알아보고 수확해 맛보는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오는 4월 5일부터 9일까지 수원시청 홈페이지의 ‘공모접수’란을 통해 신청을 받으니 체험을 원하는 경우 미리 접수해야 한다.

 

 

◇ 아파트·학교 등 어디서나 가능한 도시농업

 

도시농업은 수원시내 도심 곳곳에서 진행된다.

 

매년 10개소의 아파트 단지에서 텃밭프로그램을 운영해 공동체별 텃밭 활동이 진행된다. 20~40명의 주민들에게 단지 내 텃밭을 활용한 채소 관리법과 공동체 정원 만들기, 병해충예방, 가을 텃밭 가꾸기, 다육화분 등을 주제로 교육이 진행된다.

 

초·중·고등학교에서 학교교과와 연계한 텃밭 및 원예활동도 15개소에서 운영되고, 장애인들을 위한 원예치료 프로그램인 ‘어울림 치유텃밭 프로그램도 지원된다.

 

도시농업 교육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도시농업을 주제로 ▲귀농귀촌 희망자를 위한 농업기술 전문교육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교육 ▲버섯, 허브, 약용작물 등 품종별로 진행되는 도시농업 육성교육 등이 운영된다.

 

뿐만 아니라 수원지역 17개 단체 600여 명의 도시농업인들이 참여하는 도시농업네트워크를 통해 도시농업과 텃밭교육, 원예치료 등이 활발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원시는 올해 도시농업 시민봉사단을 모집해 도시농업에 나눔의 가치를 더할 계획이다. 시민농장 나눔텃밭과 과수공원에서 봉사활동으로 이뤄진 농작업으로 감자와 김장채소, 포도, 사과 등을 수확해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도시농업을 통해 수원시민들이 치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