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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본궤도 들어선 수원역 앞 성매매집결지 정비

성매매노동자의 자립·자활도 지원하는 수원시

  • 등록 2021.04.26 06:00:00
  • 13면

수원역 앞 성매매집결지 폐쇄 문제는 수원시의 오래된 숙제다. 이곳에서 일하며 먹고사는 이들에게는 거슬리는 말이겠지만 수원의 치부인 것이다. 수원역 앞 성매매집결지는 1960년대 초부터 형성됐다. 지난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후 전국 성매매 집결지가 하나둘씩 폐쇄됐지만 이 곳은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수원역과 몇 십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며 바로 옆으론 대학생 등 젊은이들이 붐비는 번화가 향교로(일명 ‘역전 로데오 거리’)가 붙어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수원시의 관문에 형성된 ‘청소년 출입금지 구역’을 보는 사람들이 수원이라는 도시를 긍정적으로 기억할 리는 없겠다. 특히 최근엔 내국인보다 외국인들의 모습이 더 많이 눈에 띈다. 국제적인 홍등가가 된 것이다. 그들이 자국에 돌아가서 수원이라는 도시를 어떻게 말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씁쓸해진다. 따라서 역사와 문화의 도시 수원의 이미지를 해치고 발전을 가로막는 집창촌을 폐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수원시는 2017년 이 지역을 역세권 중심상권으로 정비하기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하지만 성노동자와 업주들의 반발로 사업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이 본격화되어 제 궤도에 들어간 것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시와 경찰·시민단체·주민들이 협력해 성매매 집결지 정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집결지 내 성매매 업주들도 “이른 시일 안에 자진 폐쇄하고 철수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업종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업주·건물주도 있다고 한다. 앞으론 이 거리가 밝아질 것이고 어린이와 청소년도 마음 놓고 활보할 수 있게 됐다.

 

수원시의 노력이 컸다. 시는 2019년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정비를 위한 TF까지 신설해 성매매 집결지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한 뒤 성매매 집결지 중앙에 소방도로 개설을 추진했다. 올해 12월까지 완공할 계획인데 현재 지장물 14개 동 중 7개 동을 철거한 상태다. 을 목표로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성매매집결지 도로개설사업 2단계 사업’도 추진 중인데 내년 말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내에서 탈성매매를 희망하는 여성에게 생계비, 주거비, 직업 훈련비를 지원하는 등 사회복귀를 돕고 있다.

 

사실 성매매 집결지 폐쇄의 당위성을 말하면서도 가장 걸리는 부분은 성매매노동자들의 자활문제다. 이에 2019년 12월 ‘수원시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 지원 조례’가 제정됐다. 최영옥 수원시의회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는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정비함에 있어 '성매매피해자보호법' 제3조에 따라 성매매피해자 등의 탈성매매 및 자립·자활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최 의원은 이 조례로 ‘2020년 더불어민주당 지방정부 우수정책·지방의회 우수조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조례 부문 1급 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는 ‘수원역 집결지 성매매피해자 현장상담소’도 개소했다. 시는 21일 오후 ‘수원역 성매매집결지 정비를 위한 제4차 실무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수원역 성매매집결지를 완전하게 정비하겠다는 수원시의 의지가 성과를 거둬 시민과 관광객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거리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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