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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전곡선사박물관서 ‘오! 구석기’ 시대부터 10년 역사를 돌아보다

전곡리, 동아시아 최초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발굴지
‘오! 구석기’ 등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 진행 중

 

동아시아 최초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발굴지인 전곡리 구석기 유적에 건립된 전곡선사박물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이했다.

 

인류진화와 선사문화의 이해를 통한 인류 보편적 가치 구현을 미션으로 하는 전곡선사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오! 구석기’는 그동안 모아온 구석기시대 의식주 관련 자료로 꾸며졌으며, 오는 9월 26일까지 진행된다.

 

특히 관람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00명이 뽑은 보고 싶은 전시 1위인 ‘구석기시대의 의식주’를 주제로 해 관심이 모아진다. 전시는 크게 ▲전곡선사박물관의 10년 아카이브 ▲선사시대 의식주 ▲죽음 ▲조각예술품으로 구성됐다.

 

 

전시장에 첫발을 들이면 ‘10년 아카이브’에서 그동안 발간한 전시, 교육, 홍보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배기동 초대 관장과 현 이한용 관장의 인터뷰 영상에서 박물관의 역사와 의미를 알 수 있다.

 

한편에서는 자연환경과 인류 삶의 변화를 다룬 ‘판타지아 애니메이션’과 캐나다 북쪽에 사는 이누이트인 Tuktu(툭투)족을 촬영한 1968년의 다큐멘터리 ‘툭투 이야기(The Stories of Tuktu)’가 상영된다. ‘툭투 이야기’의 경우 판권을 사서 공개하는 영상인 만큼 본격적인 전시 관람에 앞서 본다면 훨씬 이해가 쉽고 흥미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모형으로 보는 선사시대의 집, 구석기시대에는 동굴과 바위그늘처럼 자연물을 쓰다 점차 야외에 지은 막집으로 변해간다. 나무, 잎, 뼈까지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빠르고 쉽게, 떠날 때 짐스럽지 않은 집을 지었다. 아기자기한 모형으로 꾸며져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인류의 역사에서 중기구석기시대에 가죽을 다듬는 기술을 갖게 되면서 옷을 입은 인류,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체코의 실험고고학자가 구석기시대의 기술로 순록이나 사슴 가죽 등을 사용해 복원한 선사시대 옷도 처음 공개됐다.

 

의식주 중 ‘의’를 살펴보면 후기구석기시대의 일부 비너스 장식에 남아있는 섬유로 만든 모자, 옷의 끈 등으로 섬유를 사용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러시아 에벤끼족 남성과 아이가 입던 전통 의상도 눈길을 끈다.

 

 

한창 관람하던 중 호기심에 발길이 머문 곳은 마치 고대의 문양인 듯한 빨간색 그림이 그려져 있는 매머드 상아였다. 구석기시대에는 매머드 상아로 조각품을 만들고 뼈로 집을 만들었다고 한다. 구석기시대 주술사의 집에서 발견됐다는 이 커다란 북을 둥둥 울리며 소원을 빌면 이뤄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전시를 찾는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체험코너도 마련됐다. 구석기시대 등장한 실 짜기, 구슬 꿰기와 동물 발굴, 매머드 머리로 만든 모형북 등 관련 주제의 전시를 보고 같은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다.

 

한편 개관 10주년을 맞아 ‘열 개의 물건, 열 개의 이야기’ 전시도 함께 진행 중이다.

 

 

2009년 3월 첫 삽을 떠 2011년 4월 25일 문을 연 이후 10년. 그동안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10개의 물건으로 전곡선사박물관을 추억하는 자리이다.

 

첫 번째로 걸려있는 초대 배기동 관장의 유니폼 재킷에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땀방울이 묻어있다. 배 관장은 “설레고 희열찬 눈빛들을 아직 기억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 옆에는 2011년부터 제작 실험에 쓰인 모룻돌, 실험 주먹도끼, 주먹도끼로 잘라본 소의 가죽이 놓여있다. 전곡리유적의 주먹도끼를 설명하기 위해 이한용 관장이 종종 직접 돌을 깰 때 사용한다고 한다.

 

“구석기시대는 상상할 거리가 많다는 게 매력인 것 같다”고 전한 김인영, 진수경, 김혜숙 작가. 이들은 각각 ‘다람쥐소년’, ‘창던지는 호모 사피엔스’, ‘깡디드유적풍경’ 복원도를 그렸다.

 

인류진화와 선사문화 이해를 통한 인류 보편적 가치 구현을 미션으로 삼아온 전곡선사박물관의 역사는 8월 2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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