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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을 가다 30 - 자전거여행의 메카 신, 시, 모도

 영종도 북쪽에 있는 신도, 시도, 모도는 영종 삼목선착장에서 평일에는 1시간 간격,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수시로 출항하는 여객선을 타고 1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이들 섬은 연도교로 연결돼 있고 섬 안에는 주기적으로 다니는 마을(행복)버스가 있다.

 

신도선착장 주변 무인 대여소와 근처 식당에서도 자전거를 빌릴 수 있어 굳이 본인이 직접 가져가지 않아도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 여행의 최적지로 알려진 신, 시, 모도는 비교적 평탄해 초보자도 3~4시간이면 세 곳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다만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돼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도로를 이용해야 하므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신(信)도는 섬 주민이 착하고 신의가 있다고 해 유래된 이름이고, 시(示)도는 강화도 마니산에서 활을 쏠 때 관역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활 시’자를 갖게 됐다. 또 모(茅)도라는 명칭은 그물에 잡으려던 고기는 올라오지 않고 띠만 걸렸다는 데서 유래됐다. 
 
신도를 출발해 신도와 시도를 연결해주는 연도교를 지나 북도우체국 삼거리에서 북쪽으로 도로를 따라 가면 시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인 수기해수욕장에 도착할 수 있다. 수기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한데다 모래해변을 따라 그늘막이 설치돼 있다.

 

또 해안가에 해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피서객에게 시원한 그늘과 휴식처를 제공한다. 이곳 갯벌에는 우리 조상의 전통 어로 방식인 독살이 설치돼 있다. 독살은 물고기가 갇히기 좋은 조건을 가진 조간대에 돌담을 쌓아 밀물 때 바닷물과 함께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돌담 안에 갇혀 나가지 못하도록 한 우리 전통 어로방식이다.

 

독살은 원래는 돌살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돌’을 전라도 사투리로 ‘독’으로 하는 데서 독살이 된 것이다. 또 수기해수욕장 남쪽 해안과 인접한 밭 가장자리에는 패총과 함께 빗살무늬토기 파편이 발견돼 신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풍광이 좋은 수기해변에는 드라마 ‘풀 하우스’, ‘슬픈 연가’ 촬영지가 있어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

 

 

시도 수기해변에서 모도로 가는 길가에는 옹진군에서 유일하게 소금이 생산되는 시도염전이 있다. 염전 주변의 제방 뚝길에는 약 1.4km의 해당화 꽃길이 조성돼 있어 여름철 자전거 여행 코스의 백미로 꼽힌다. 

 

시도에서 모도로 건너가는 연도교 초입인 노루메기 남쪽에 있는 바위 위에는 조각상이 세워져 있는데, 간조 때 접근해 암석을 자세히 살펴보면 층리가 선명한 백색의 결정질석회암(대리암)으로 구성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결정질석회암에는 일부 한 지층에만 습곡이 발달돼 있고 상, 하의 지층에는 습곡이 전혀 발달돼 있지 않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은 퇴적돼 굳어지기 전에 지진 등 원인으로 퇴적물이 미끄러지면서 생긴 퇴적 동시성 층간습곡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도 마을 앞에는 암행어사 이건창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공적비가 있다. 이곳에 비가 세워진 이유는 이건창 암행어사가 모도를 암행하면서 탐관오리의 악행을 찾아내 조세감면 등 섬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모도 마을 남쪽에는 방조제로 갯벌을 막아 조성한 작은 논을 볼 수 있는데, 예전 모도 분교에 다니던 학생이 모도에는 벼농사를 지을 수 있는 논이 없어 우리들의 주식인 쌀을 생산하는 벼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는 편지를 받고 대통령이 특별자금을 지원해 조성해 주었다는 곳이다.

 

  

모도 남서쪽 해안가에는 조각가 이일호의 성과 나르시시즘을 주제로 한 몽환적인 조각 작품을 해변을 따라 전시한 배미꾸미 조각공원이 방문객들을 반긴다. 다과를 마시면서 해안가 풍경과 조각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조그마한 카페도 마련돼 있다.
 


배미꾸미 조각공원 입구 삼거리에서 남쪽해안으로 가는 도로 끝에는 박주기 해변이 있다. 이 해변은 대리암으로 구성된 장봉편암과 이를 관입해 형성된 중생대 화강암이 많다. 돌개구멍, 습곡, 단층, 절리, 풍화혈, 화강암과 장봉편암의 관입 경계, 차별침식, 석영맥 등 다양한 지질현상을 살펴볼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시간을 내서 세 섬의 큰 형님격인 신도의 최고봉 구봉산과 구봉정에 방문하길 추천한다. 구봉정에서 바라다보는 영종도, 인천대교, 영종대교, 송도국제도시, 인천국제공항, 갯벌에 그려진 다양한 형태의 갯골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다. 특히 구봉정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일품이므로 일부러 해진 뒤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김기룡·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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