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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해5도 바닷길을 넓히고 하늘 길을 열어야 한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백령도는 여름이면 바다가 여러 빛깔로 반짝인다. 에메랄드, 코발트블루, 세루리안 블루. 햇살의 강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백령도의 바다색깔을 보면 누구라도 감탄사를 자아낸다. 운이 좋은 날은 점박이 물범을 바다에서 만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종인 점박이 물범은 백령도에서만 볼 수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백령도를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지만 아직도 백령도에 와보지 못 한 사람들도 많다. 이는 무엇보다 교통편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교통편이 많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백령도를 찾을 것이고 백령도는 관광의 보고가 될 것이다. 안보적 측면에서도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발걸음을 한다면 긴장상태는 크게 완화될 것이다.

 

백령 대청 등 서해5도 주민들은 휴전 이후 지리적, 정치적 이유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불편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주민들은 경제, 문화, 교육, 의료에 이르기까지 온갖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 하고 교육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도 서해5도 주민들은 고향을 묵묵히 지키고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섬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은 섬에서 고기 잡고, 농사를 짓는 오직 생업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섬사람들의 힘겨운 삶은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렵다. 섬사람들의 고충 가운데 하나는 교통주권의 제약이다. 초고속 여객선이 취항한지도 30여년이 지났으면 그에 따른 변화와 발전이 있어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렇지만 배편은 증편되지 않았고 하루 2번 밖에 오가지 않는 운행횟수도 그대로이다. 발전과 편익이 수반되어야 하나 늘 그 자리에 맴돌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까지 속수무책인 상태다. 얼마 전 옹진군에서 열린 백령공항 관련 토론회는 바닷길과 하늘 길을 하루라도 빨리 열어야 한다는 절박감을 잘 보여주었다. 현재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민들은 교통편이 부족해 늘 고통을 겪는다. 배가 하루 2번만 오가는데 그나마 안개가 끼거나 배가 고장나면 주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선박회사만 바라봐야 한다. 백령공항 건설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관계당국은 하루라도 빨리 배를 증편해 야간운행을 해야 하며 배가 고장났을 경우를 대비해 대체선박도 마련해야 한다. 백령공항을 건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다. 백령공항은 다른 공항에 비해 사업비도 적고 경제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 당국에서는 서해5도 주민들의 고충을 잘 헤아려서 섬을 지키며 잘 정착해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서 즐겁게 지내다 갈 수 있는 섬을 만들어주길 소망한다. 백령도 사람의 고단한 삶을 아래 시로 표현해 보았다.

 

갈 수 없는 길

 

홍남곤

 

육지가 그리워

앞을 바라보니

펼쳐진 건 끝없는 망망대해

 

바닷길을 가고 싶지만

내가 가진 건 가난한 돛단배 한 척

 

그리운 님 계신 땅에 가고자

바다에 돛단배 띄우고 닻을 올렸네

 

얼마쯤 왔을까

철썩 철썩 파도가 배 치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보니

배는 다시 그 자리에

 

어디로 갈 수 있을까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길이 열려 있네

 

내게 날개가 있다면 훨훨 날아

육지에 닿을 수 있을 텐데

 

꿈속에서

나는 마음껏 육지를 오간다네

바다 위를 걷고

하늘을 날아

그리운 그 땅에 닿는다네

 

우리는 숨 쉬고 싶다네

바닷길 하늘길이 활짝 열려

그리운 그 땅을 마음껏 오가고 싶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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