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기강이 풀어질대로 풀어졌다’는 지적을 받아도 부족하지 않다.
길 가는 여성 스토킹에 절도, 음주운전까지... 최근 인천지역에서 공직자로서의 기강과 도덕성을 의심할 만한 경찰관들의 행태가 잇따르고 있다.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던 현직 경찰 간부가 단속에 적발돼 입건됐다. 인천논현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인천 남동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50대 A 경위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 경위는 27일 오후 11시30분쯤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 음주단속 중인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3%∼0.08%의 면허 정지 수치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남동서는 A 경위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인천삼산경찰서 관할 지구대 소속 B 경위는 동료의 축의금 봉투를 훔친 사실이 드러나 직위해제됐다.
경찰에 따르면 B 경위는 지난 16일 같은 지구대 순경 결혼식 축의금이 든 봉투 3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지구대 직원은 사무실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통해 B 경위가 축의금을 훔친 정황을 확인, 청문감사관실에 직무고발했다.
삼산서는 B 경위를 직위해제했고, 인근 계양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24일에는 인천경찰청 기동대 소속 C 경사가 술에 취해 처음 본 여성을 쫓아가다 붙잡혔다. C 경사는 이날 오후 10시30분쯤 서구 심곡동의 한 길거리에서 20대 여성의 뒤를 10분넘게 쫓아가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20일 오후 10시30분쯤에도 인천 미추홀구의 길거리에서 술에 취한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D 경감이 “술 한 잔 하자”며 여고생을 따라가며 치근덕대다 경찰에 붙잡혔다.
깜짝 놀란 이 여고생은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하던 아버지에게 달려가 상황을 알렸고, 이후 D 경감과 실랑이를 벌이던 중 행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이와 관련, 시민 강모(59·중구 신포동)씨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경찰의 비위소식이 잇따라 들려올 때마다 정말 씁쓰레한 기분”이라며 “이러한 경찰관들에게 어떻게 시민들의 안전을 마음놓고 맡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영재 기자 ]